내용이 있는 교육

2014.12.17 18:39:00

아름다운 것을 싫어하는 이는 없다. 아름다운 것을 싫어한다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추한 것을 싫어하는 것이 정상이다. 내가 보기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이다. 산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산은 가까이에 가서 보아도 아름답고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지닌 비결은 자연스러움이다. 자연 그대로의 미가 진짜 미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좋아하면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보다 꾸민 아름다움에 더 관심이 많다. 자신을 꾸미기에 바쁘다. 아침 출근하는 선생님에게는 꾸미는 것 때문에 늘 바쁘다. 아침 식사보다 외모 치장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보이는 미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적인 미도 참 중요하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오래간다. 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사람들은 보이는 미에 너무 집착한다. 옷 때문에, 구두 때문에 마음이 상해 친구를 만나지 못한다고 하면 이해가 되겠나? 가방 때문에 모임에 가지 못한다고 하면 제대로 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든 것에 만족하지 못해 외국의 브랜드에 열을 올린다. 아무리 비싸도 상관을 앉는다. 비싼 옷 입으면 살이 찌나. 건강이 좋아지나, 기분이 좋아지나? 전혀 아니다. 왜 이런데 목숨을 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왜 학생들이 비싼 가방 좋아하고, 비싼 운동화 좋아하며, 비싼 외투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학생치고 공부에 몰두하는 이는 드물다. 이러면 가정 거들난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돈을 써야 할 곳이 얼마나 많은가? 남을 위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책을 사보기 위해, 자신의 교양을 쌓기 위해 돈을 써야 할 것 아닌가?

세월이 지나면 후회할 걸, 왜 외모에 너무 신경을 쓸까? 머리를 비싸게 해야 윤기가 나나? 아니다. 오히려 머리카락질만 더 나빠진다. 있는 머리 그대로가 제일 좋고 자연스럽다. 학교 다닐 때 예뻐 보이려고 화장을 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는데 그것 또한 아니다. 학생들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더 매력이 있고 더 많은 호감을 얻게 된다. 옷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옷을 입으면 되고 가방도 학생들이 보통 가지는 평범한 것이면 된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 필요 없다. 생활에 불편함이 없으면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외모보다 내용에 더 관심을 두도록 지도해야 하겠다. 내가 얼마나 실력이 탁월한가? 내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나? 내가 얼마나 깊이 있는 통찰력을 가졌나? 내가 누구 앞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었나? 내가 인품이 좋은가? 내가 좋은 인격의 소유자인가?,에 관심을 갖도록 지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실을 기해라. 속이 차야 한다. 형식을 버리라. 남을 의식하지 마라.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자기의 할 일을 잘 해라. 남이 볼 때보다 남이 안 볼 때 더 잘해라...이런 것들이 실속 있는 것이고 내실을 기하는 것이다. 보여줄 것도 없으면서 화려한 포장만 하면 값이 나가나? 값이 나가지 않는다. 내용이 중요하다. 내용이 귀하면 포장이 좀 못해도 귀한 것이 된다. 내용도 좋고 포장도 좋으면 錦上添花가 되겠지만 우선순위는 내용이다.

크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무겁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요즘은 작을수록 기계는 더 잘 나오고 가벼울수록 값이 더 나간다. 기능은 더 좋다. 외형적인 큰 것, 무거운 것 등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기능이 더 뛰어나고 값이 나가는 작은 것, 가벼운 것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