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내일이면 2014년도 막을 내린다. 2014년은 나에게 전환점이 되는 해이다. 2014년 8월 말에 교직의 길을 내려놓게 되었다. 그리고는 새 길을 걷게 되었다. 교직의 길을 내려놓고도 교육에 대한 것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평생 몸을 담은 교직에 대한 애착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다시 태어나도 교직의 길을 걷고 싶은 심정이다. 이 길밖에 모르니 말이다.
나는 젊었을 때 漢文을 가르친 적이 있다. 전공이 아니면서도 그렇게 했다. 한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터라 한문학자인 할아버지 밑에서 배운 고등학교 동창, 친구에게 한문을 배우러 간 적이 있다. 그 때는 여름이었고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졌다. 그래도 겁을 내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아마 10km 정도 떨어져 사는 친구집에 갔다. 길이 물로 덮여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갔다.
이런 배움의 열정이 나로 하여금 도전의식을 갖게 했고 한문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의 선생님들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대단한 것 같다. 아무리 지식의 홍수시대라 해도 내가 꼭 알아야 할 전문지식은 배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그러기에 선생님이든, 학생이든, 친구든 누구에게서라도 배워야 할 것 같다.
배우지 않고는 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다. 배우지 않고는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없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너무 한정적이다. 깊이 파고 들어가면 끝이 없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방학이 되어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는 것 같다. 연수를 가서 배우기도 하고 자기 연찬을 통해 배우기도 하며 외국을 나가서 배우기도 한다.
배움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평생 배워야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든지 자기에게 도움이 된다면 배움을 마다해야 할 이유가 없다. 어떤 핑계도 통하지 않는다. 부끄럽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가 알아야 될 것이라면 친구에게라도 배워야 하고 나이가 적은 이들에게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식어지면 그 때부터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학문은 역류하는 배와 같다. 물이 흐르는 반대편으로 배를 저어갈 때 중단하면 그 때부터는 답보상태도 아니고 후퇴상태가 되고 만다. 역류하는 배를 움직이기 위해서 올라가기 위해서는 피와 땀,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새벽이고 낮이고 밤이고 틈만 나면 책과 더불어 씨름해야 자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선생님의 실력이 학생들의 실력으로 이어진다. 선생님의 실력이 떨어지면 학생들의 실력도 기대할 수 없다. 선생님은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배움의 열정뿐만 아니라 노력, 수고도 아끼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새해에는 더욱 배우는 선생님, 더욱 연구하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작은 것 하나라도, 자꾸 배워나가면 실력이 차곡차곡 쌓이게 될 것이다.
우수한 선생님은 학원에 다 있는 말을 들으면 이해가 안 된다.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기가 요즘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데, 학교의 선생님보다 학원의 선생님이 더 우수하다니! 이런 말을 들으면 교직의 길을 걸은 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이런 말을 들어서야 되겠나?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라고 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모르는 것을 하나씩 익혀가면 기쁨을 얻게 된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그 기쁨은 체험한 자만이 안다.
아무리 몰라도 배우고 또 배우고, 익히고 또 익히면 알게 된다. 알게 된 이도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2015년 새해에는 배움에 열정이 있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