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을 보낸 지가 벌써 나흘째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도 지났다. 많은 다짐을 했고 소망을 했다. 우리의 다짐 중의 하나는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우리의 다짐에는 반드시 자신을 돌아봄이 중요하다.
우리 선생님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너무 힘들었고 너무 슬펐고 길바닥에 냉동댕이쳐졌다. 좋은 날들도 있었고 좋은 추억도 있었다. 이런 희비의 삶을 모두 세월과 함께 흘러보냈다. 이제 2015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올해는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좋은 일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칼바람과 같은 무서운 바람이 있고 살을 도려내는 혹한도 기다리고 있다. 지붕마저 날려보내는 태풍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살벌한 날들이 우리 앞에는 놓여있다. 그렇다고 떨거나 놀라거나 움츠리거나 할 필요가 없다. 비가 온 뒤에 땅은 굳고 혹한의 땅 밑에는 따스함이 속삭이고 있으며 태풍의 뒤끝에는 평온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을 준비하고 준비하는 것만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새해에 우리 선생님들이 가져야 할 자세 중의 하나가 겸손이다. 낮아짐이다. 오늘 새벽에 이런 글을 읽었다. “두 형제가 농장에서 자랐다. 한 형제는 자신의 힘으로 출세하기 위해 집을 떠나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법학을 전공하고, 그 나라의 수도에 있는 저명한 법률 회사에 취직했다. 다른 형제는 가족의 농장에 머물러 아버지의 가업을 이었다. 어느 날 야심이 강한 형제가 농장의 형제를 방문했다. 그는 ‘너도 세상에 나가서 이름을 날리며 사는 게 어때? 이 세상에서 출세해서 나처럼 머리를 당당하게 들고 살지 그래’라고 질문했다.
집에 남은 형제는 이렇게 말했다. ‘저 밖의 밀밭이 보이지?’ 변호사가 된 형제는 ‘그래, 밀밭이 어때서?’라고 대답했다. ‘가장 잘 익고 알찬 밀들은 땅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어’라고 농부가 대답했다. ‘속이 텅 빈 밀만 키를 꼿꼿이 한 채 서 있어’ 머리가 빈 인간들은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지만 머리가 꽉 찬 사람들은 깊이 고개를 숙인다.”
여기서 배울 점이 있다.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잘 익고 알찬 밀들은 땅으로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자연이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속이 텅빈 밀은 키를 꼿꼿이 한 채 서 있다. 배우지 못한 이가 고개를 꼿꼿이 든다. 빈 깡통은 소리가 난다.
우리 선생님들은 많이 알수록 지식이 늘어날수록, 경륜이 쌓일수록 자신을 낮출 줄 알아야 하겠다. 아무리 노력하고 노력해도 꽉 채우기는 어렵다. 자신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 부족한 부분을 향해 더욱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조금 안다고, 조금 가진 지식을 뽐내다간 큰 코 다친다. 고개를 숙이는 밀처럼 알이 꽉 차고 성숙해지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실력이 없으면 학생들을 잘 지도할 수 없다. 교재연구가 없으면 실력이 늘어날 수 없다. 반복해서 연구해야만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학생들에게 성숙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도록 지도하려면 선생님이 먼저 성숙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인성지도를 잘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보다 행동에서 더 많이 배운다.
실력이 있는 자일수록 말은 적어진다. 말이 많아지면 실속이 없다. 말이 많으면 궁지에 몰린다. 말은 자기 자신을 대변한다. 말은 자기의 실력을 말해준다. 말은 자기의 인품을 말해준다. 말을 아끼는 것이 좋고 침묵을 하는 것이 더 낫다.
겨울방학 동안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더욱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력 없이는 성장을 가져올 수 없고 단련 없이는 성숙을 가져올 수 없다. 위에 나온 변호사처럼 조금 이룬 것 가지고 자신을 뽐내고 자랑하면서 상대를 자극하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