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반복이다

2015.02.24 09:21:00

봄은 아니지만 봄이 훨씬 가까이 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벌써 이곳저곳에서 핀 매화를 보면 봄을 만날 수 있다. 매화는 이른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이다. 비록 희기가 눈만큼은 아니라도 그래도 희다. 거기에다 눈(雪)보다 더 향기롭다. 향기로운 매화는 사람을 눈길을 끌고도 남는다. 매화 같은 향기나는 선생님, 향기나는 학생들이 되면 좋겠다.

황사는 늘 반갑지 않는 손님 중의 하나다. 황사주의보가 내렸다. 황사 때문에 목 고생을 하는 이가 많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다. 창문을 되도록 닫고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니 귀찮아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선생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목이다. 목관리를 잘못하면 수업하기가 힘들어지니 특히 목관리를 잘했으면 좋겠다.

옛날의 선생님은 늘 자녀들에게,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반복해서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반복학습의 중요성 때문이다. 반복이 귀찮지만 반복학습을 하면 모르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또 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지도해야 할 것 같다. 모르면 읽고 또 읽고 적어도 다섯 번은 읽고 그래도 모르면 친구나 선생님에게 물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일단 너무 어렵고 다음으로 너무 낯설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만 읽기를 그만둔다. 가까이 하지 않는다. 독서백편의자현이란 말이 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이해가 된다는 말이다.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아무리 낯설더라도 반복 읽기를 하다보면 익숙해진다. 너무 어려운 것도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재미를 느끼게 된다. 책을 읽는 맛을 알게 된다. 독서가 공부다. 반복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면 좋겠다.

공자께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말이 지금은 이해가 된다. 공부하는 기쁨, 책읽는 기쁨, 배우는 기쁨, 가르치는 기쁨을 맛보게 되면 책과 멀어질 수가 없고 언제나 책을 가까이 하게 된다.

잉크가 마르지 않는 조간신문을 읽는 기쁨, 새소식을 접하는 기쁨을 누구나 맛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책을 읽는 기쁨, 공부하는 기쁨, 알아가는 기쁨, 얻게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되 무엇보다 처음에는 신문을 읽듯 그냥 훑어가는 것도 괜찮다. 예습의 한 형태가 될 것이다. 낯섦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 다음이 중요하다. 정독이다. 집중해서 천천히 읽고 또 읽는다. 반복해서 읽는다. 이해도는 사람 따라 다르니 이해가 될 때까지 반복하면 배움에 대한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책 읽고 생각하고 메모하고, 책 읽고 생각하고 메모하고...이렇게 하면 공부하는 맛을 느끼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왜 이리 머리가 나쁜가? 나는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 나는 공부하고는 담쌓아야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머리는 천재, 수재 말고는 거의 똑같다. 노력의 여하에 달려있다.

배우는 노력, 알고자 하는 열정, 반복하는 인내,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진 이는 꿈이 있는 거북이처럼 쉬지 않게 되고 지치지 않고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신학기에는 배움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반복학습에 대한 조언을 학생들에게 해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예습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 이해가 쉽다. 잘 들린다. 핵심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알게 되는 기쁨으로 학교생활이 즐겁게 된다. 읽기가 안 되면 듣기도 안 된다. 책을 미리 읽어두어야 선생님의 설명이 들린다. 무조건 안 들린다고 하지 말고 읽고 또 읽는 습관을 기르면 잘 들리게 된다.

반복해서 책을 읽고 또 읽고 공부하고 또 하면, 곧 공부할 때마다 그 시간이 기막힌 시간임을 느끼게 되고 기막힌 시간들이 쌓이게 되어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많이 성장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교육은 반복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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