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교 졸업률 상승…졸업장 남발 논란

2016.11.10 23:36:05

오바마 정부 4년 만에 4.2% 상승…교육정책 성공 자평
학업성취도 수준 안나아져…각 州, 기준 미달 졸업장 수여

버락 오바마 정부가 교육 정책의 성공 지표로 내세우고 있는 고교 졸업률 상승이 실제 학업 신장과 무관하게 졸업장만 남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교육부는 최근 2015년 고교 졸업률이 83.2%로 전년보다 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79%에서 4년 연속 상승해 4.2%포인트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특히 알라바마주는 4년 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던 72%에서 2015년 89.3%에 도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는 매년 고교 졸업률 상승 수치를 내세우며 교육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졸업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교 졸업장을 취득한 학생들의 자질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고교 졸업생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자질을 제대로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인 전국교육성취도평가의 결과, 학생들의 성취도가 예년에 비해 더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는 비슷한데 졸업률만 높아졌다는 것은 졸업률 향상에 학생들의 학업 신장이 아닌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졸업장이 주마다 다fms 기준에 의해 수여된다는 점이 졸업룔 상승의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각 주의 교육자치구별로 서로 다른 기준에 입각해 졸업 여부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고교 졸업장을 소지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고교 졸업생이 같은 수준의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각 주마다 선택할 수 있는 졸업장의 유형도 다르다. 하나 이상의 선택 사항을 주고 그 중 하나라도 부합하면 졸업장을 수여하는 주도 절반 이상에 달한다. 

비영리 교육 개혁 단체인 어치브(Achieve) 조사 결과, 미국 51개주 전역의 다양한 졸업 기준을 유형화하면 95가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주별로 다양한 선택 사항을 정해 졸업장을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대한 것이다.

어치브가 대수학Ⅱ나 통합 수학 3년 과정, 영어 능력과 읽기·쓰기는 4년 과정을 이수했는지 등으로 ‘대학 진학 및 진로 준비(College and Career Ready, CCR)’ 기준을 설정하고 각 주의 졸업 기준을 조사한 결과, 8개 주에서만 CCR 기준에 부합하는 졸업장을 수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6개 주에서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개 주에서는 학생들이 다수의 선택 사항을 정해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각 주별로 1개 이상의 선택 사항이 CCR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코헨 어치브 대표는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게 되면 학업 성취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졸업률이라는 숫자에 연연해 보여주기식 발표만을 이어간다면 학생들의 기초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더욱 요연해질 것”이라며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원 펜실베니아주립대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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