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연향동 높은 언덕에 위치한 송보파인빌아파트는 입주한 지 올해가 2년째를 맞이해 29일 오후 4시부터 주민 화합 행사를 가졌다. 입주민 대표와 지역 주민이 주관한 이번 행사를 통하여 주민간의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역사는 1958년 고려대 앞에 지은 종암아파트가 처음이다. 이후 시골에도 아파트는 계속 건설되어 지금은 아파트에 사는 인구가 더 많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하여 거리와 마을이 사라지고 대형 아파트 단지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도시화의 진행은 소도시에도 뿌리 깊이 확산되어 친밀한 관계라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를 상실하였다. 이같은 가치를 가졌던 '좋은 마을'은 실종되어 버린 상태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같은 빌딩 속에서 소그만 소통을 위하여 마련한 것이 화합 한 마당이다. 하지만 거의 연결망을 갖기 어려운 시대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어떤 의미있는 것을 창조해 나갈지는 미지수이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가옥은 담장이 높지 않았으며, 농촌에서는 이웃간의 소통이 이뤄지는 구조였다. 아파트가 유행하면서 윤수일의 아파트 노래가 유행되어 아파트 생활이 왠지 쓸쓸함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그 후 빌라가 등장했고,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건설붐이 일어나면서 고층 아파트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시골에도 고층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2002년에는 서울 도곡동에 타워팰리스라는 고층이면서도 고급화를 상징하는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이같은 흐름은 시골까지 이어져 가고 있다.
점차 아파트는 집이라는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공간에서 이탈하여 투자의 개념으로 바뀌어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고층의 값 비싼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꼭 행복한 모습만은 아닌 것 같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저금리라는 현실을 이용하여 가계부채가 늘어가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빚쟁이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과연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 50년, 60년 후 우리의 손자 녀석들이 중년이 될 나이면 지금 우리가 편히 살고 있다는 아파트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젊은이들이 직장 잡기가 어렵고 급여가 낮은 최근의 상황에서 과연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는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하여 어떻게 일할 것인가? 미래를 위해 지금 뿌리는 씨앗이 과연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져올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고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