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관산중 36회 졸업생, 30주년 기념 행사

2017.09.12 10:21:19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국적은 바꿀 수 있으나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모교와 어머니 아닌가? 30년 전 중학시절을 함께 한 친구들과  이 학생들을 가르친 선생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간 추억을 나누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같은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학창 시절부터 리더십을 보였던 제자들이 중심이 돼 많은 준비를 한 덕분에 9일 12시 기념 식수장에서 테이프 컷팅을 시작으로 체육관에서 기념행사가 이어졌다. 모든 절차는 차분하게 준비한 덕분에 무리없이 잘 진행다. 분위기를 이끈 가수와 난타 팀을 비롯한 엔터팀도 초대됐다.



함께 어울리는 시간 중간중간에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넣어 간을 잘 맞췄고 맛있는 음식으로 테니블에서 정담을 나누었고, 직접 제자가 잡은 전어와 한우도 맛을 돋구었으며, 변함없이 노래를 잘 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니 추억의 시계는 3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학생수가 8개 학급에 60명씩을 초과한 남부지방의 가장 큰 규모의 학교였다. 신규로 발령을 받은 선생님들은 시골학교에 발령받아 학생수는 많고, 수업시수도 만만치 않아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학생들은 집에 돌아가면 농사일을 해야 했고, 상당수의 여학생들은 고교 진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경제 상황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여학생들도 진학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념에서 '공부 안하면 시집 못가'라는 농담을 자주 하기도 다.


이처럼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초임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한 정성만은 지극해 어려운 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기억하고 계셨다. 이같은 선생님의 사랑을 받은 학생들이었기에 오늘의 이같은 만남이 이뤄졌다고 믿는다. 젊은 시절 초임 근무지 추억은 머릿속에 뚜렷하게 자리잡고 있어 결코 지워지지 않는 필름으로 남아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바쁜 생활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초대에 응해 서울에서 한상옥, 김승현, 김옥경 선생님, 그리고 박문옥, 박영준, 김용헌, 강분희, 신민숙, 조추연(정은), 김영경 선생님. 그릭고 필자가 참석다.


   (정경화, 홍수인, 이재윤, 여경희, 전명희, 위삼, 정소영, 김영배 왼쪽 하얀바지 차림부터 시계방향으로)


필자는 장흥에서느 처음으로 관산중에서 특수학급을 담당해 교육지원을 했는데 그때 함께 했던 두 명의 제자를 만났는데 지금은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도 모두가 잘 살고 있다니 중학교 때 까지 학교 공부 못한다고 매를 들지 않고 지도했다는 것이 참 다행이 아닌가! 그러나 3학년 졸업시 까지 내가 담당과목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일본 유학길에 올라 항상 가슴속에 응어리처럼 남아 았는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장흥관산중의 역사는 매우 깊다. 6. 25 전쟁중이던 1952년 장흥남중 설립 인가(6학급)를 받아 1 ,2학년 2개학급으로 개교해, 전쟁이 정전된 후 54년 5월 본관은 석조건물로 전국에서 유일한 중학교가 됐다. 1971년 장흥관산중으로 교명을 변경했으며, 1982학년도에는 26학급 1600여명의 학생이 재학한 대규모 학교였다. 이 학생들이 입학하던 1985년은 서울 지하철 3,4호선의 개통이 이뤄졌고, 87년에는 6.29대통령 직선제가 이뤄지고, 당시 평화의 댐 사기 모금 운동을 한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졸업 후에도 1995년에는 50여명이 모여 졸업 10주년 기념행사를 조촐하게 치뤘고, 2002년 3월에는 총동문회가 중심이 돼 개교 50주년 기념비 건립 행사에 참여했다.


장흥관산중은 2017년 2월 현재, 65회 졸업생 29명을 배출함으로 총 졸업생 1만3470명(남자 7731명, 여자 5739명)에 이르며, 현재는 4개학급 91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2017년 3월 장이석 교장이 부임해 효도 교육용으로 효자송 부채를 만들었다. "효는 덕의 근본이요, 가르침의 원천"임을 강조하면서 이 지역 인재양성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앞으로도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 모두가 자신을 키워준 부모를 존경하고, 자신의 영혼이 성장한 학교를 소중히 여기며, 지적 밑바탕을 갖추도록 지원하신 선생님들의 수고를 기억하면서 살아간다면 결코 실패한 인생은 되지 않을 것이라 민든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ggs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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