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같은 공부를 하는데 학습 결과는 차이가 나는가?

2017.12.18 09:14:54

성적 낮은 학생 '이 점수에 만족하자'는 식으로 대충대충 생각

'변화의 자리', 그들이 실행한 '실천' 때문

'자기주도학습'은 행복으로 가는 길

'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나는 좋다'는 자심감이  갖게 된다


최근 몇 개 학교를 방문해 '자기주도학습 코칭 '수업을 하면서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들을 가깝게 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또, 어떤 교과목은 우수하지만 다른 교과에서는 아주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학생을 지켜보면서 이를 지도하시느라 고민하는 선생님들도 만나 보는 기회가 있었다. 15일 오후에는 보성에 위치한 용정중학교(교장 정안)에서 1,2학년 대상으로 학습코칭을 실시했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공통적인 '생각의 틀'이 있었다. 이들에게서 발견한 것은 외부에서 오는 학습자극을 수용하는 자세에서 차이를 보였다. 모든 선생님이 공부를 강조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이 '이 점수에 만족하자는 식으로 대충대충 생각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시험을 마치고 나면 성적이 떨어졌어도 그만, 안떨어져도 그만이라 생각하면서 놀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공부로 성공한 재일동포 손정의의 공부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이다.




또, 시험이 가까워지면 하루, 이틀 전날 정도에 벼락치기 공부로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마치 창고에 필요한 물건을 저장해 놓았지만 막상 쓰기 위해 찾아도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습내용이 헝클어져 있으니 쓰레기나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체계있게 지식을 머리에 정리해 두지 않으면 시험 시간에는 이것 저것이 튀어나와 이것도 정답 같고 저것도 정답 같이 보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렇게 시험을 마치고 나니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제 아무리 성능이 좋은 컴퓨터라 할지라도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듯이 하늘이 준 최고 컴퓨터인 우리가 가진 뇌도 잘 정리돼야 찾아서 잘 쓰게 된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가는 것이 학습으로 가는 성공 법칙이다. 예습을 통해 의문을 갖고 본 수업에 임하면서, 수업에서는 집중해 핵심을 잘 정리하면서 흐름을 파악하고, 이러한 내용이 완전히 머리에서 사라지기 전에 복습이라는 단계를 거쳐 장기 기억 창고에 저장을 해야 꺼내 쓸 수 있는 지식이 된다. 이 단계를 충실하게 거친다면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게 됨으로 시험 단계에서 흔들림 없이 시험에 임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잘 갖춰지려면 몸에 공부하는 습관의 체질화가 이뤄져야 한다.


어제보다 더 나아지고 변하기를 원하면서도 어떤 사람의 변화의 자리에, 어떤 사람의 과거 그대로의 자리에 남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변화의 자리에 선 사람은 지식이나 아이디어가 남달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실행한 실천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 코칭이란 바로 이런 실천의 자리에 머무르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행위이다. 평범하게 어느 정도 점수를 얻었던 한 학생도 자기주도학습 코칭 수업을 통해 도달 목표를 세우고 자신을 운전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시험에 대한 관점을 바꾸니 왜 틀렸는가를 점검하기도 하고, 그날 배운 것을 집에 가서 정리해 보니 성적이 향상된 경험을 하게 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원을 다니지 않는 나는 힘들겠지!'라는 생각들이 사라지고, '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나는 좋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바람직한 삶이란 이같은 여유를 가지고 공부에 쫒기지 않으며 자신이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면서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때 우리 교육은 제자리를 잡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행복으로 안내하는 교육이며 부모도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준비함으로 노후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다. 이 길을 가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고 해야 할 책무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가르침의 중심에 서야 할 학교의 분위기는 교육에 대한 책무보다도 일과 삶의 병행이라는 구호를 등에 업고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내 자신의 삶을 우선으로 챙기는 근무 풍토가 더 크게 밀려오는 것 같다. 이로 인해 학교 교육 붕괴의 전조가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느낌은 나만의 생각이었으면 좋겠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ggs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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