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었던 정석(定石)… 정석이 아니었다”

2018.08.22 11:30:20

정동완·문주호 교사 ‘드디어 공부가 되기 시작했다’ 펴내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사당오락, 잠을 아껴서 공부하라’ ‘책상에 앉아 조용히 공부하라’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들어라’ ‘내적 동기부여를 우선하라’….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선행해야 한다고 여겼던 ‘공부의 정석(定石)’이다. 이렇게만 실천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어른들의 조언에 열심히 노력해보지만, 성적표를 받아들고 좌절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나는 안 돼’라며 공부를 포기하기도 한다.

 

정동완 경남 김해율하고 교사도 다르지 않았다. 직접 해봤더니 안 되는 방법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방법이었다. 교사가 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정석이 아니었음을 확신했다.

 

문주호 강원 교동초 수석교사는 학생들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알려진 방법을 무조건 따라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 그때마다 교육 관련 논문과 자료를 찾아 공부법을 정리했다. 성적 올리는 법에 국한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삶을 디자인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다른 듯 같은 고민을 가진 두 교사가 뜻을 모았다. 10년, 20년 이상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드디어 공부가 되기 시작했다’를 펴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정답이라고 믿었던 공부법에 반기를 든다. 그동안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던 건 틀린 방법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학창시절 실패한 경험에 학생들을 지도하며 쌓은 노하우를 더하고 국내·외 연구 결과와 실험 결과 등 객관적이고 학문적인 토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부법을 제시한다. 공부법 90여 개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왜 틀렸는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설명한다. 정 교사는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된다고 하니, 다들 구경만 해요. 수업만 듣고 공부를 다 했다고 착각하는 거죠. 듣기만 하는 건 공부가 아니에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친구에게 설명하면서 소통해야 해요. 주체적으로 말하고 표현하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문 교사는 “흔히 공부를 잘하려면 내적 동기를 부여하라지만, 당장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성적”이라며 “좋은 성적을 받는 게 중요한 아이에게 내적 동기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외적 동기를 먼저 찾으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멀리 있는 미래의 모습보다 당장 눈앞의 성적표가 중요하거든요. 내적 동기는 지속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데 비해 외적 동기는 근원적이고 가시적입니다. 공부 동기는 외적으로 출발해 내적으로 단단해져야 합니다.”

 

다양한 학습법과 실천 방법뿐 아니라 청소년기를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소개한다. 자아 찾기, 진로 탐색 등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답도 구할 수 있다.

 

문 교사는 “학생들이 책에 제시한 내용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길 바란다”며 “교사, 학부모도 아이들을 지도할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교사는 “학생들에게 ‘나’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했던 어른들의 공부 조언이 오히려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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