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우리의 희망… 교원지위법 개정에 노력할 것”

2018.12.13 17:00:09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

유치원 3법 이슈에 교원지위법 밀려 ‘유감’
국회 파행 거듭 않도록 제3당 책임 다할 것
오랜 당직생활… ‘조직전문가’ 별칭에 자부심

 

주요 입시과목 순회·겸임교사제도 폐지해야
비교과교사 열악한 처우·근무환경 개선 시급
재능 알아봐 준 고3 담임선생님에 늘 감사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오세정 바른미래당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회의원 자리를 승계한 지 70여 일,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두 달 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교육위원회의 중심에 섰다. 온 국민의 관심사인 ‘유치원 3법’과 관련해 최근 그가 내놓은 중재안이 언론과 정치권의 주목을 받으면서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다. 
 

그는 11일 오전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임시회를 열어 유치원 3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양당에 호소했다. 국회법 제57조제6항은 폐회 중에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심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것. 이날 기자회견 후 마련된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유한국당도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됐기 때문에 민주당이 좀 더 대책을 마련하면 자연스럽게 협상테이블이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중재안 제안의 배경은.

 

“먼저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지 못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확보는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궤를 같이하고 있으나 회계 운영 방식과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변경하는 안에 대해서는 양 당이 큰 차이를 보인다.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제시한 중재안은 국가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 단일회계 처리, 누리과정 지원금 체계 현행 유지다. 다만 교비를 교육목적 외에 사용했을 때 벌칙조항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아교육법에 처벌조항을 신설하거나 박용진 의원의 사립학교법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하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계속된 반대로 사립학교법개정안의 강제조항을 임의조항으로 하자는 안까지 제안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과의 만남에서 ‘소수당으로서 국회에서 할 역할이 있다’고 했다. 이번 유치원 3법 문제를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

 

“그동안 국회는 거대 양당 위주로 운영돼 왔고 양당이 극한 대립을 하면 국회는 파행되는 현상이 계속됐다. 그러나 이제는 바른미래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했던 것이다. 비록 소수정당이지만 교섭단체로서 각 상임위에 간사를 맡고 있기 때문에 국회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민주당과 한국당의 대립이 있을 때마다 대안을 제시하면서 조정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번 유치원 3법 심사과정에서도 중재안을 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완전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상당 부분에서 의견 접근을 이룰 수 있었다. 이번 일로 그런 역할이 증명됐다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거대 양당의 당리당략으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지 않도록 제3의 교섭단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지난 법안심사소위원회 때 유치원 3법 외에 ‘교원지위법’도 심의안건에 있었다. 사실 현장 교원들은 교원지위법도 통과하기를 바랐다.
 

“유치원 3법 이슈가 워낙 첨예하다보니 교원지위법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에 대해 유감이고 선생님들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법이 어디 있겠나. 선생님들의 교권 회복을 위해 교원지위법 통과에도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
 

-선생님들은 교권침해를 겪으면 교육활동이 위축된다고 호소한다.
 

“물론이다. 학생들의 인권이 있으면 선생님의 인권과 권리도 있다고 본다. 물론 선생님들이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르치겠지만 불가피하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같은 사건이 확대‧재생산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장과 교사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한다.” 
 

-주요 입시과목에 대한 순회교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순회교사 제도를 어떻게 보는지.
 

“주요 교과 교사의 경우 순회‧겸임교사 제도보다는 교원을 조속히 충원해 도농 간 교육 수준 편차를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순회‧겸임교사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교사의 업무가 과중된다는 것이다. 수업준비나 시험문제 출제, 채점 등의 업무가 2~3배 늘어나게 된다. 교사의 소속감 하락도 문제다. 소속교보다 순회교 수업이 많은 경우도 다수 발생하기 때문에 소속감이 하락해 발생하는 문제가 분명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열악한 처우다. 담임교사의 급여 외 수당은 13만원 인데 반해 순회교사 수당은 5만원, 도서벽지 수당을 받으면 3만원이다. 결국 순회‧겸임교사 증가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은 학생들에게 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평소 교원정책에 대한 생각은.
 

“영양교사, 사서교사, 보건교사 등 비교과 교사에 대한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이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가 말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교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학교교육의 질을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일반 교사뿐만 아니라 비교과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3식 급식학교 영양교사들의 노동 강도는 굉장히 심각하다고 들었다. 이처럼 열악한 근무환경은 낮은 업무성과로 이어지고 피해는 또한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교원 충원, 처우개선이 절실하고 법적인 정비 또한 뒷받침 돼야한다.”
 

-당직생활을 오래 한 것으로 안다. 조직을 이끌며 얻은 교훈이 있다면.
 

“1995년 10월, 당시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공채 1기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대부분의 당직을 정무 및 조직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정권창출과 정권재창출에 이바지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크고 작은 선거를 57회를 치르고 경험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조직 및 선거 전문가’라는 별칭을 받게 된 것도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바로 사람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무처 당직자로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뒤에서 묵묵히 바른 정치를 지원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또 사람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무처 당직자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고 국민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
 

-최근 탈북민 남매를 품고 성장부터 결혼까지 돌봐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부모가 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쯤 다니는 교회와 탈북민 지원단체가 연결이 돼 아이들을 만났다. 아내와 함께 나갔는데 처음 만나자 마자 이신전심으로 ‘너는 딸, 나는 아빠, 너는 아들, 나는 엄마’가 됐다. 하늘이 맺어준 부모자식 관계, 가슴으로 품은 부모자식 관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여느 평범한 부모처럼 아이들이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달에 딸이 결혼을 했다. 사위도 탈북민인데, 많은 하객이 축하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탈북민 교육 문제에도 관심이 많겠다.
 

“우리나라에 현재 3만2000명 정도의 탈북민이 있는데 정상적으로 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하는 경우가 극소수다. 대부분이 중도탈락하게 된다. 고교까지는 어느 정도 관리가 되는데 대학 이후로는 완전히 방치된다. 최소한 다문화, 탈북민 학생들에 대해서는 최소한 취업 및 사회적응 단계까지는 국가에서 관리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때문에 이번 국감에서도 다문화, 탈북민 아이들의 교육지원에 대한 내용을 강하게 질의하고 대책마련을 요구했었다.”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다면.
 

“고3때 담임선생님이다. 고등학생 때 축제나 행사 때 노래도 하고, 진행도 하고 연기도 하는 등 끼가 많은 편이었는데 선생님이 그 점을 알아보고 ‘임재훈을 학교의 대표 엔터테이너로 키워야 된다’며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 그때 선생님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건지 ‘너는 나중에 엔터테이너가 돼 사람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일을 하거나 정치인이 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돼라’고 하셨다. 그때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지지와 응원이 자양분이 돼 지금의 임재훈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께서 최근에도 국회 입성을 축하한다고 연락해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다.” 

 

임재훈 의원은

 

▲연세대 행정대학원 정치학 석사 ▲민주당 조직국장 ▲민주당 부대변인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 ▲새정치민주연합 사무부총장 ▲더불어민주당 조직본부 상근부본부장 ▲국민의당 조직사무부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특보단장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비서실장 ▲제20대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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