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몰입교육 와전되고 있다”

2008.01.25 14:00:20

영어 공교육 프로젝트안 만든 홍후조 인수위 자문위원


이명박 정부의 ‘영어 공교육’ 대선 공약을 만든 홍후조 고려대 교수(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가 최근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영어 몰입교육이 실제보다 와전, 과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24일 교총과 교육평가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교육평가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직후 본사에 들러 “초등 3학년 영어 수업 시간을 주당 5시간으로 늘인 뒤, 장기적으로 일부 교과에 한해 영어몰입 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자문위원인 홍 교수는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적극 해명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말은 아꼈다.

영어 몰입교육은 인수위가 22일 대입3단계방안을 발표한 뒤, ‘일반 과목도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경숙 위원장이 ‘장기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답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인수위는 23일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 방안 공청회’를 30일 개최한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교에서 영어 과목은 영어로 수업하기 위한 교육과정, 교과서 제도 개편 방안 및 초등과 중등의 교육과정에서도 영어로 하는 수업을 늘이는 방안” 등을 토론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교나, 농어촌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일반 과목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몰입교육이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인수위안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이주호 인수위 간사는 24일, 영어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로드맵이 완성되는 대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영어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원안은 무엇인가
=초등학생부터 조기 유학 등으로 고통을 많이 받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감질나게 영어교육 하다 보니 사교육만 늘어나고 있어 세계화 시대에 맞춰 외국어 교육을 확대 하자는 취지였다.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그 주요 내용이 인수위 프로젝트에 반영됐다. 우선 취지는 영어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농산어촌 학교에서부터 영어 수업을 확대 실시하자는 것이었다. 공약은 먼저 1,2학년 모국어 기반을 전제로 해서 3학년부터 초등 영어수업을 주당 5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현재 3,4학년은 주당 한 시간, 5,6학년은 주당 두 시간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이안이 정착돼 장기적으로 교사, 학생의 영어 실력이 향상된 뒤에는 일부 교과에 한해서 영어로 하는 몰입교육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누가 영어를 가르치나
=담임선생님이 파견 연수를 통해서 집중적으로 교육받은 뒤 가르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두 번째로는 초등 교과전담(영어)교사들, 세 번째로는 새로 양성되는 교대 출신 교사들이 가르쳐야 한다. 그래도 부족할 경우 중등 영어 교사자격증 소지자들이 초등 교육에 대한 일정한 연수를 거쳐 영어 교과전담 교사로 한정해 임용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중초교사 실패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2010년부터 고교에서 영어과목을 영어로 가르치자는 내용이 언급되고 있는데…
=그러자면 교육과정 내용 구성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이 영어를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공부만으로도 충분히 말하기와 듣기, 읽기, 쓰기 등 실용적인 영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데, 지금 같은 과밀학급에서 가능한가?
=농산어촌은 급당 학생 수가 적으니 담임이 할 수밖에 없고 영어공교육이 확대되면 교과전담 교사가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방학 때는 캠프를 통해 원어민 접촉 기회를 줄 수 있다. 영어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육 여건 개선은 필요하다. 급당 학생 규모가 15대 1이나 20대 1 정도로 줄어야 하고, 교과전담 학급수도 지금보다 늘어야 한다.
정종찬 chan@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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