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공공기관이 예체능 기예교육 담당

2014.02.07 14:19:52


지자체서 음악학교 운영·스포츠클럽 재정지원
소득 따라 교육비 차등…자격증 따 대학도 가

네덜란드는 정규교과의 예체능수업 외에 추가적으로 하는 기예교육도 대부분 사교육기관이 아닌 공공교육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부모의 소득에 따라 교육비를 차등해 저소득층 자녀도 재능만 있으면 얼마든지 예체능교육을 누릴 수 있다.

예능교육은 주로 각 시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Muzikschool)에서 이뤄진다. 학생이든 성인이든 누구든지 회원으로 가입해 등록하기만 하면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자신이 원하는 악기를 배울 수 있다.

음악학교에서는 현악기나 타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기 때문에 처음 배우는 학생들의 경우 개인 악기가 없어도 악기를 배울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하다 취미를 잃거나 하기 싫으면 빌린 악기를 돌려주면 되기 때문에 비싼 악기를 굳이 처음부터 사야 하는 부담도 없다.

또 음악학교 레슨비가 부모의 소득에 따라 A, B, C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장점도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준다. 저소득층 자녀는 같은 교사에게 5분의 1가격으로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시에서 이들을 위한 예능 교육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레슨비도 악기를 배울 때 바로 내지 않고 한두 달 뒤에 내면 된다. 보통 1년분을 자신의 형편에 따라 3번에서 5번까지 나눠 낼 수 있기도 하다.

필자도 네덜란드에서 세 자녀를 모두 음악학교에 보내 피아노, 바이올린, 키보드를 배우게 했다. 남편이 유학생으로 있을 때였기 때문에 소득이 없었지만 최저비용만 내면 됐기에 부담 없이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의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한 명 레슨비가 1년에 30만원 정도였으니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악기를 배운 셈이다.

악기를 배운 학생들은 실력에 따라 시험을 보고 A, B, C, D 네 단계로 구분된 공인 자격증을 받게 된다. 이 음악학교 자격증은 최고자격증인 D 자격증(diploma)을 얻게 되면 음악대학에 들어갈 때 시험을 보지 않고도 입학할 수 있을 만큼 인정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음악학교는 수강생들로 만원을 이뤄 입학하려면 늘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다.

체육교육은 각 스포츠클럽에서 운영하는데, 대부분 시에서 운영비를 지원받기 때문에 스포츠교육 역시 아주 저렴하다. 예를 들어 축구클럽에 들어가 축구를 배울 경우, 1년에 레슨비가 20만원 미만이다. 이 금액도 대부분 분납이 가능해 네덜란드에서는 예체능이나 취미를 배우는데 큰 부담이 없어 대다수 학생들이 하나 이상의 스포츠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이렇게 네덜란드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음악학교와 스포츠클럽이 도시를 비롯해 농촌에까지 모두 갖춰져 있어, 저소득층 자녀들도 다양한 예능교육과 스포츠교육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기관은 영재들을 조기 발굴해 국가와 대학 예체능기관과 연계를 통해 각 분야의 꿈나무들을 키우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정현숙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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