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대입 3년동안 3번 시험

2015.09.07 10:02:32

11~13학년 매년 국가자격시험
실기평가는 학교 성적으로 대체
실력·진로 따라 단계 선택 응시

뉴질랜드에서는 고교 3년간의 국가교육성취자격증(NCEA)과 내신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다. 이때 학생 개인의 실력·진로에 따라 자율적으로 교과와 수준을 선택할 수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도입된 NCEA(National Certificates of Educational Achievement)는 우리나라의 고1~고3과정인 11~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치러진다. 뉴질랜드 정부 산하의 국가자격증협회(NZQR)에서 관장하는 이 자격증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인증이 되는 것으로, 뉴질랜드에서는 대학 입시시험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 시험은 11월 한달 동안 진행되는데, 50여 개 과목 중 자신이 선택한 교과 시험을 치르는 날에만 학교에 등교해 시험을 보면 된다. 시험을 보는 것은 학생 자유 선택이다. 자신의 정확한 학습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시험을 보게 된다.

영어와 수학 교과를 필수로 선택과목 3개 등 최소 5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학생이 원한다면 더 많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이수하는 학점도 많아지게 된다. 학생이 이수하기를 원하는 교과가 학교에서 지원되지 않는 경우에는 방송통신 교육 등을 통해 국가에서 개인 교육을 지원한다.

11학년에는 80학점, 12·13학년에는 60학점 이상을 획득해야 그 학년을 수료한 것이 된다. 레벨1 시험을 봐야하는 11학년이라도 실력에 따라 레벨2를 함께 치를 수 있고, 12학년이라도 레벨1 시험을 볼 수 있는 등 학생들의 실력과 진로 등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지원 대학이나 전공에 따라서 필수 과목으로 이수해야 하는 교과가 정해져있다. 그런데 13학년에 올라가 진로가 결정되거나 바뀔 경우에는 대학이 원하는 교과 이수를 위해 11학년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 레벨1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낭패가 벌어지기도 한다.

성적은 성취 못함(Not Achieved), 성취(Achieved), 우수(Merit), 아주 우수함(Excellence)등 4단계로 평가된다. 성취 이상을 받아야 교과를 이수한 것으로 학점이 인정된다. 대부분의 대학은 성취 정도의 실력으로도 입학이 가능하지만, 법대, 의대, 기술 대학은 전 과목 우수 이상을 받아야 하는 등 입학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

이같은 NCEA는 학교 외부에서 시험지를 가져온다고 해서 외부시험(External exam)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음악이나 미술 등 실기평가가 필요한 예체능 교과나 지속적인 관찰을 요하는 교과에 대해서는 NCEA의 일회성 시험이 아닌 학교의 내신 성적을 통해 성적을 받게 된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의 주요한 고교 과정 차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11학년, 12학년에도 고교 과정을 마칠 수 있다. ‘고교 졸업’이라는 말 자체가 없을 정도다. 학력을 물으면 ‘난 레벨1까지 마쳤어, 레벨3까지 마쳤어’라는 식으로 말한다. 레벨1 과정을 마치고 직장을 다니다가 대학을 진학하려고 하면, 학교나 사설교육기관 등에서 레벨3과정까지 마치고 시험을 보면 된다.

고교 교육과정도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과목 수업으로만 한정돼 있지 않다. 학교에서 지정한 대학에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 직업 현장에 가서 실전 기술을 배워 학점을 따기도 한다. 한국처럼 인문계, 자연계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다가 자신의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별로 배우는 장소를 달리하는 것이다. 공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기술자로 취업을 하려는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며 기술 과목을 배우기도 한다. 학생 개인의 실력과 진로에 따라 자율적으로 학사과정에 참여하고 스스로 학습 진로를 마련해 가는 뉴질랜드 교육의 한 모습이다.
김선령 현지 아동문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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