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새 교사직급제도 촉각

2015.09.21 16:56:56

낮았던 초등 직급 중등과 맞춰
대학교수와 같은 ‘정고급’ 개설
과도한 평가 부담, 교사들 불만

저쟝성(浙江省) 융캉시(永康市)의 한 중학교 영어교사 쩌우리(周莉, 44세)는 2009년부터 중학교 고급교사 직급 승진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해마다 결과는 실망적이었다. 워낙 승진 정원이 제한적인데다 교사평가에서 번번이 젊은 교사들에게 밀려왔기 때문이다. 쩌우 교사가 소속된 학교는 저쟝시 교육청으로부터 해마다 고급교사 정원을 많아야 한 두명, 어떤 때는 단 한명도 못해 승진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도시학교 교사인 그는 나은 편이다.

허난성 (河南省) 위저우시(禹州市) 우량진(无梁镇) 용문(龍門)중학교의 교장은 평생을 이 학교에서 근무했다. 사십대에 초등학교 고급교사 직급에 승진한 후 지금까지 상위 직급 승진은 꿈도 꾸지 못한다. 승진을 위해서는 중학교, 혹은 고교로 전근해 관련 규정대로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지방교육청 주최 현장수업 경합에서 수상하거나 연구프로젝트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조차 없는 시골학교에서 이는 하늘에 별따기다.

1986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교사 직급제도는 지금도 여러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다.

우선 제기되는 것이 학교급에 따라 차별적인 직급제도다. 중국의 초중등학교 교사 직급은 각각 3급교사, 2급교사, 1급 교사, 고급교사, 특급교사로 나뉜다. 특급교사는 전국적으로도 극소수여서 보통 교사들에게 가장 높은 직급은 고급교사다. 하지만 같은 고급교사라도 초중등학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초등 교사의 직급은 동급 중학교 교사보다 한 급 낮게 간주된다. 즉 초등교 고급교사는 중등학교 1급교사에 해당하고 중등학교 고급교사는 대학 부교수 급에 상당하다. 초등교 고급교사가 승진을 하려면 중학교나 고교로 전근함과 동시에 규정에 따라 승진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다음 문제는 승진정원 배정제다. 중국은 각 지방교육청에서 관할 지역 초중등학교의 직급별 인원비율에 맞춰 학교에 승진정원을 배정한다. 이러다보니 도시지역에서는 해당 조건을 갖춘 교사들이 배정 승진 정원보다 많아 승진이 어려운가 하면 농촌지역에서는 조건 미달로 정원이 배정됐음에도 승진 추천자가 없는 경우가 허다.

특히 교사이동제가 실시되지 않는 중국에서는 수십 년간 한 학교에 근무하면서 승진 차례를 기다리는 교사가 많다.

승진 평가제도도 문제다. 정원이 제한돼 경쟁 선발에 따른 부담이 크다. 끊임없이 연수에 참여해야 하고 각종 수업경시, 자격증 등을 따야 한다. 시대가 바뀌고 다양한 교수법이 요구되면서 현대적 기술에 익숙한 도시지역 젊은 교사들에게 유리해 중견 교사들의 정체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교육부와 인사부는 올 8월25일, ‘초중등학교 교사 직급제도 개혁에 관한 지도적 의견’을 공동 발표했다. 초등교와 중등학교를 차별한 직급제도를 통일해 초중등을 막론하고 3급교사, 2급교사, 1급교사, 고급교사, 정고급교사로 나눈 것이다.

정고급교사는 대학교수와 직급이 같다. 이는 초중등 교사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려는 중국 정부의 대안이다. 하지만 승진 기준은 여전히 높다. 예를 들어 고급교사가 되려면 담임교사 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하고 특색있는 교수법을 갖춰야 하며 성(省)급 이상 연구과제에 참가해야 한다.

정고급교사로 승진하려면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논문발표, 프로젝트 연구 외에도 교사평가 심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수업분석, 수업평가, 면접, 논술평가 등 수많은 절차를 거친다.

교육부는 각 지방교육청에 올 12월까지 교사평가와 직급제도 개혁 방안을 제출해 인사부, 교육부 심사를 거치고, 내년에는 새 제도에 의한 첫 교사평가 실시를 주문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단행된 제도여서 어떤 문제가 새로 야기될이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영민 북경사범대 비교교육연구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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