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까지 나서 결석 막기 총력

2016.03.04 14:16:45

멘토제·공익광고 캠페인 실시
빈곤층서 빈번…처벌로는 효과 없어
"2번 결석하면 졸업 가능성 낮아져"

최근 백악관과 교육부는 학생들의 잦은 결석을 없애기 위해 두 가지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결석 빈도가 높은 학생을 멘토와 연결해주는 ‘MBK(My Brother's Keeper·내 형제의 보호자)성공 멘토제’와 학부모 대상으로 결석의 폐해를 알리는 공익광고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다.

백악관까지 결석 줄이기에 나선 것은 출결 관리가 학생 성공을 위한 단초라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0월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Every Student, Every Day’ 계획의 연장선이다. 잦은 결석이 학력 저하·문제 행동뿐만 아니라 중도 하차로 이어져 결국 학생들의 장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미 전역에 수업 일수의 10% 이상(약 18일)을 빠지는 잦은 결석자가 500~7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유색인종 가정에서 결석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에는 무단결석이 불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었다. 결석이 잦은 학생이나 부모를 법정에 세워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텍사스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흑인이나 히스패닉, 장애를 가진 저소득층 가정에 벌금이 집중돼 이들을 경제적으로 곤란하게만 할뿐 결석을 줄이는 효과는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12년 6개 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통계 조사에서도 가난을 결석의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시골 저소득층에서는 네 명 중 한 명, 도시의 저소득층에서는 세 명 중 한 명이 10일 이상을 결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학생들이 천식 등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고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사는 등 결석하게 될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청소년 지원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America's Promise Alliance’는 최근 결석이 많은 고위험군 학생들에게 ‘관계의 빈곤’이 심각하다는 발표도 내놨다. 따라서 학교에 이들을 개별적으로 돌봐줄 성인이 있는 것만으로도 중퇴를 2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결석 방지 대책도 처벌보다는 유인책을 쓰자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MBK성공멘토제는 지난 2014년 유색 인종 학생들에게 직업 교육의 기회를 높이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잦은 결석자들에게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보스턴, 필라델피아주 등 10개 학군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6~9학년 학생을 멘토와 연결시키기로 했다. 2년 동안 25만 명, 그 뒤 5년 이내에 100만 명의 결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학교 교사를 비롯해 운동 코치, 행정직원, 안전보안관, 방과후 수업 강사, 봉사단체인 아메리코어(AmeriCorps) 봉사자, 인근 지역 대학생 등 학교와 연관된 인력들을 멘토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들 멘토 1명당 3~5명의 멘티 학생들을 배정하고 일주일에 3번 정도는 만나게 할 계획이다. 멘토들은 학생들의 출결 확인뿐만 아니라 개별 문제 상담, 진로 탐색 지원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잦은 결석이 끼치는 영향에 대한 공익 광고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부모들이 결석 문제를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에 2번 결석하는 것은 졸업 가능성을 낮춘다’는 등의 문구를 만들어 전광판이나 옥외 광고판, 온라인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출결을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도 부모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윤문영 기자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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