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생 성적 연동 교원평가 반발 확산

2016.05.03 15:24:08

“학생 특성, 가정환경 무시” 불만
사기 저하, 교직 이탈 현상 초래
NEA‧AFT, 주 정부 대상 소송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학생 성적과 교원평가를 연계하는 제도에 대해 교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뉴멕시코주는 지난 2013년부터 학생 성취도평가 성적을 교원 평가와 연동시킨 VAM(Value Added Modeling)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이미 많은 교육학자들이 VAM 제도가 실제 교원 능력과 관계없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일선 교원들은 “학생 특성이나 가정환경 등의 여건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성적으로 교원 역량을 판가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능력 있는 교원들이 오히려 교단을 떠나거나 징계를 받아 사기가 크게 저하되고 있다. 또한 평가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반발한 교사들이 법정에 출두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전미교육연합회(NEA) 뉴멕시코지부 베티 패터슨 회장은 “뉴멕시코가 실행하는 교원평가가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이 공공연히 밝혀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제도가 계속 유지되면서 교사들의 교직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표준화된 성취도평가에 반대하는 학부모들도 증가하고 있어 더 이상 학생 성적이 교원평가의 근거로 활용될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교원평가의 일부 세부 항목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VAM 제도 마련 당시 뉴멕시코주 교육부 장관은 지역 교육감에게 세부 평가항목을 자체적으로 설정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라스크루케스 시(市) 등은 교원들에게 자신의 근무 일수나 학생 설문조사결과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대다수 교원들은 신뢰성이 부족한 학생 설문조사보다 출석률을 선택했다.

하지만 출석률이 평가 결과와 연동되다보니 질병으로 결근할 경우, 교원평가 점수가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병가를 사용하는 것조차 평가 점수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많은 교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이 같은 교원평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NEA 뉴멕시코지부와 미국교원연맹(AFT) 뉴멕시코지부는 VAM 제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뉴멕시코주 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학생 성취도평가 점수를 교원평가에 연동시키는 것에 대해 다수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교원들의 반발에 직면한 뉴멕시코주 교육부는 교원평가 항목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제도 개선안이 나오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도 한국교총 국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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