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과 끈기, 인내 배워야

2007.03.19 09:36:00

오늘 아침은 날씨가 흐리고 힘든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지만 통쾌한 아침입니다. 시원한 아침입니다. 마음이 착잡하고 우울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아침입니다. 희망이 없어보이는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아침입니다. 내 앞에 주어진 어려운 일들로 인해 좌절하고픈 마음밖에 없는 이들에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아침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봉주 마라톤 선수의 통쾌한 우승소식 때문입니다. 이번 이봉주 마라톤 선수의 우승소식은 저에게는 남다릅니다. 젊은 마라톤 선수가 아니라 38세의 잊혀져가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누구에게든지 이제 나이 때문에 더 이상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는 보란 듯이 해냈습니다. 나이가 무슨 장애물이냐, 마음만 먹으면 체력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을 이번 이 선수는 보여주었습니다. 무슨 일을 앞에 두고 우리는 종종 ‘나이’를 내세우면서 스스로 포기할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 용기를 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 물러날 때가 많습니다. 어떤 일이든, 무슨 일이든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값진 선물인 것입니다.

또 하나는 처음부터 선수를 고수하며 끝까지 질주해 우승한 것이 아니라 중간의 고비를 맞고서도 좌절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집념과 끈기로 해내었기에 더욱 값진 승리입니다. 투혼이 빚어낸 통쾌한 역전승 아닙니까? 서울 광화문∼잠실 코스에서 열린 2007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 남자 풀코스(42.195㎞) 레이스에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삼성전자)에게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잠실대교를 건너는 36㎞ 구간.2시간8분29초의 개인기록을 갖고 있는 폴 키프로프 키루이(케냐)가 이봉주를 제치고 속도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한 때 둘의 간격은 50m까지 벌어져 포기할 즈음에 이르렀지만 이 선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어느 정도만 따라가면 나중에 붙잡을 수 있다고 믿었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기회를 엿보던 이봉주는 40㎞를 막 지난 잠실종합운동장 사거리에서 따라잡기 시작,40.65㎞ 지점에서 키루이를 따돌린 뒤 막판 스퍼트해 2시간8분04초로 결승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얼마나 대단합니까? 우리에게도 얼마나 고비가 많습니까? 얼마나 힘든 때가 많습니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끈기와 인내를 이 선수에게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선수는 정말 위대합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빛을 보여주었습니다. 용기를 주었습니다. 추위를 떨치고 다시 일어서게 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끈기와 집념과 인내를 배우게 해야 합니다. 집념과 끈기와 인내는 나이를 초월하고 모든 환경을 초월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어야 할 것입니다. 나보다 공부 잘하는 학생보고 주눅 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선수가 ‘마라톤 왕국’ 케냐의 철각들과 당당히 겨뤄 올해 최고 기록으로 우승한 것처럼 우리 학생들도 어느 누구와도 겨뤄 이길 수 있다는,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해줘야 할 것입니다.

남들의 시야에서 벗어난다고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들이 끝났다고 선언한다 할지라도 그렇지 않음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남들이 기대하지 않는다고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할 수 있습니다. 해낼 수 있습니다. 마음에 단단한 각오와 훈련과 준비와 열심이 있으면 가능한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부터 어제까지 있은 울산 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아니었다는 전화를 어제 오후 체육부장 선생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1위가 2명, 2위가 3명, 3위가 3명이었습니다. 아마 작년보다 숫자가 적은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낙심하지 않습니다. 다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 학생도 실망하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이봉주 선수와 같은 남다른 각오와 피눈물 나는 훈련이 반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머지않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날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입니다.

시합하기 전 교장실에서 선수들에게 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태권도를 알리는 유능한 선수가 되는 꿈을 가지라고 했습니다. 모두 그런 선수들로 자라날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 종하체육관에 격려차 들렀습니다. 우리학교 학생이 이웃학교 선수를 이기는 장면을 보고 기뻐했습니다. 저는 놀랬습니다. 체육관 2층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여 응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학부모님도 모두 다 나와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학부모님들이 뒤에서 격려를 보내주면 우리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훈련에 임하여 때가 되면 크게 보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봉주 선수처럼 집념과 끈기와 인내를 배워 다음에는 더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통쾌한 소식을 전해준 집념과 끈기와 인내의 이 선수에게 따뜻한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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