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니 선생님이 들려주는 ‘산들꽃 이야기’

2017.01.09 09:27:07

15년간 등산동호회 운영하며
산들꽃 자료 500점 모아 엮어
‘초등학생 교육용’ 서적 출간

“꽃을 사랑하고 자라났으면”



산들꽃(야생화)을 통한 생명존중교육 등 특색교육을 해온 김명수(62·사진) 경기 고양 정발초 교장이 ‘초등학생을 위한 산마니 교장의 산들꽃 이야기’(작은 사진)를 펴냈다.
 
김 교장이 지난 2002년부터 우리나라의 산, 수목원 등을 다니며 15년 동안 직접 찍은 꽃 500여 종을 책에 담았다. ‘꽃 도감’과 다름없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의 생생한 사진은 물론 정겨운 꽃 이야기가 풍성하다. 캘린더 형식으로 달마다 어디서 어떤 꽃을 볼 수 있는지 편리하게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김 교장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40년 가까이 가르쳐온 초등학생들에게 산들꽃 교육을 위한 책 한 권을 선물하고픈 마음에서다. 마침 지난해 5월 경기교육연수원에서 ‘책 만들기 과정’을 이수하게 되면서 책 쓰기를 결심했다.
 
그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평소 들이나 산에서 보고 궁금했던 꽃 이름을 더욱 자세히 알아갔으면 좋겠다"며 "더 나아가 꽃을 사랑하고 보전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 교장은 지난 10여 년 간 ‘산들꽃 블로그(blog.daum.net/kms1114)’를 운영하며 학생, 교사, 학부모, 야생화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파워 블로거’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교실에서 ‘우리 산들꽃 이야기’ 수업을 해오는 꽃 교육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꽃을 사랑하게 된 계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 덕이초에서 함께 근무했던 교직원들과 등산 동호회 ‘산마니’를 조직해 지금까지 동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꽃 사랑으로 이어졌다. 김 교장은 15년 째 ‘산지기’를 맡을 정도로 열정을 쏟고 있다.
 
이전 산행에서는 중턱에서 돌아오던 그가 이제 정상까지 함께 오르는 보람과 희열을 느끼기 시작했고, 산마다 계절마다 달리 피어오르는 꽃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꽃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고 어쩔 때는 꽃 이름을 몰라 2년 동안 무명으로 나둬 아쉬워하다 우연히 이웃 블로거를 통해 알게 됐을 때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기쁨을 누릴 정도로 애정을 갖게 됐다.
 
정성스럽게 꽃 사진을 한 장씩 모으다 보니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교육용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반 야생화 블로그나 식물도감의 경우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특별한 순서없이 나열하기 때문에 지금 계절에 어느 산에 어떤 꽃이 피는지 알기 힘들지만, 김 교장은 교육용인 만큼 계절별, 장소별로 나눠 쉽게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집중했다.
 
김 교장은 "꽃 자료를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하다 블로그를 열었는데, 선생님들이 아이들 교육에 쓰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무척 좋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장이 된 지금은 학교에 70∼80종 들꽃을 심어 들꽃정원을 조성하고 조회 때 ‘산들꽃 훈화’를 하며 교육을 하고 있다. 가끔 산들꽃 이름을 맞추는 퀴즈행사도 진행한다. 김 교장은 "우리 아이들은 타 학교 아이들보다 꽃 이름을 10배는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빙긋 웃었다.

그는 꽃 교육이 여러 모로 좋다고 예찬론을 폈다. 자연사랑, 인성교육은 기본이고 ‘괭이밥’, ‘봄까치꽃’ 등과 같이 순수 우리말로 이뤄진 예쁜 꽃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우리말 사랑도 가꿔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장은 오는 2월말 정년퇴임 후에도 꽃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어찌 보면 이번 책 출간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 교장은 "이번에 책을 내면서 꽃 이름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우리나라 꽃이 500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퇴임 후 히말라야 등 세계 각 지역의 산을 오르면서 더욱 다채로운 꽃을 찾아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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