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가르치며 나도 갈고닦고…이것이 행복”

2017.02.03 14:26:45

2016 한국음악상 수상한 남천석 울산 옥현중 교장

바리토너, 오페라가수로 활약
음악협회·성악연구회 등 주도
지역사회 음악저변 확대 공로

"음악사랑 전도사役 이어갈 것"



현직 교원이자 바리톤 가수인 남천석(59·사진) 울산 옥현중 교장이 ‘2016 한국음악상’을 수상했다. 음악교육은 물론 본인의 음악활동, 저변 확대 등 공로를 인정받았다.

남 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2016 한국음악상’ 본상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주로 전문음악인, 음대 교수들이 받는 본상을 현직 교장이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음악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음악상은 지난 1979년 제정, 국내외 음악계 발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어지고 있다.

1980년 경남에서 교단에 발을 디딘 남 교장은 음악교사이자 성악가, 오페라가수로 활약하며 지역사회의 음악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입직 후 17년간 거창, 창원에서 성악가, 오페라가수로 활동한 그는 1998년부터 울산으로 근무지를 옮긴 후 성악연구회를 결성해 2006년까지 회장을 맡아 정기연주회 등을 주관했다. 이어 전문직으로 전직한 2004~2010년에는 중등 예능교육 활성화에 기여하며 울산음악교과연구회 회장을 2년 역임했다. 또 2012~2014년에는 울산음악협회 회장을 지냈고 2014년 청양중 교장 시절에는 교육부 오케스트라 사업을 주도했으며, 2015년부터는 울산교사오케스트라 단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남 교장이 이처럼 교육 못지않게 전문음악인 활동에 열정을 바쳐온 이유는 교육자이기 이전에 음악인으로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유지해야 자신도 학생도 만족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는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음악실에서 개인훈련을 틈틈이 하는 한편 퇴근 후에는 전문음악인들과 교류하며 공부하고 있다"며 "이런 생활이 내게는 더할 나위없는 행복"이라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거창여고에 재직하던 1980년대 중후반 영남대 교육대학원 졸업을 기념해 독창회를 개최한 경험이 음악활동의 시작이었다. 당시 음악대학원을 졸업하면 의무적으로 독창회를 열어야 했지만 교육대학원 음악전공자들은 거의 건너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남 교장은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쳐 보이고픈 마음에 발로 뛰어 후원을 얻어 이내 무대에 설 수 있었다. 훌륭히 공연을 마친 뒤 학교에 피아노를 기증해 학생들과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창원에서의 8년간은 음악활동의 전성기였다. 때마침 문을 연 경남오페라단 창단멤버로 참여해 매년 무대에서 비중 있는 주·조연으로 활약했고, 가곡 ‘선구자’ 조두남 작곡가의 수제자인 김봉천 씨의 눈에 띄어 올린 독창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바리톤 가수로서 독창회가 아니면 불러 볼 수 없는, 그러나 누구나 불러보고 싶어 하는 명곡들을 무대에서 열창한 경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함이었다.

그는 "성악 전공자로서 마음속에는 종주국인 유럽을 다녀오지 못한 게 늘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전문음악인 활동에 발 벗고 나서 직·간접 경험을 한 게 개인기량 발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며 "대학에서 교수님께 개인레슨도 받아봤지만 이처럼 전문가들과 노하우를 주고받고 깨우치면서 끊임없이 갈고닦는 게 더 효과가 좋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음악활동은 직무연수나 마찬가지여서 학생교육으로 연결됨은 물론, 음악을 매개로 가까이 지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평소 작업복(아웃도어)을 입고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다 지난해 가을 축제를 준비하면서 아이들 앞에 연미복을 깔끔하게 입고 나타나 ‘오솔레미오’를 딱 부르니까 다들 눈빛이 달라지더라"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이어 남 교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찾아오는 이들 마음에 음악 사랑을 심어주는 전도사 역할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며 "음악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느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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