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은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헌법적 가치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117조6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교육부 예산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은 이러한 가치를 훼손했다. 무엇보다 교육 예산의 주요 근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에 대한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법을 전제로, 근거조차 불투명한 산식을 들이미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신설된 미래대응기금도 실질적인 재정 돌려막기에 불과하다. 특히 초·중등을 배제한 기금 설계로 짜인 예산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이러한 중차대한 개편을 교육계와의 소통이나 사전 합의 없이 비민주적 절차로 강행한 정부와 교육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교육계를 비롯한 3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정부 발표 내용에 반발하고,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정부와 교육부에 분명히 요구한다. 교육재정을 구조적으로 파탄내는 시도를 중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립된 교육부 예산안 편성은 원점에서 다시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예산 축소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학교 현장이 체감할 재정 압박은 불 보듯 뻔하다. 가용 재정이 위축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과 학교 현장으로 돌아간다.
국회도 교육계의 목소리에 기 기울여야 한다. 다가오는 정기국회 심의 과정에서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교부금 개편 시도를 즉각 중단시키고,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예산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국회 앞 1인 시위와 농성, 국회의장 및 정당 대표 면담, 국정감사 기간 집중 대응과 대국민 홍보, 지역구 의원 면담, 대규모 집회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교육계의 의지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