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왜 버거운 공간이 됐는가 살펴보니…

2026.09.07 08:59:20

40년 교직 허준양 교장 출간
‘학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허준양 인천송일초 교장이 신간 ‘학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보민출판사)’를 펴냈다. 40년 가까이 학교 현장을 지켜온 저자는 자신이 직접 마주한 학교의 변화를 바탕으로 오늘의 교육을 들여다본다. 학생·학부모·교사 중 어느 한쪽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학교가 왜 점점 버거운 공간이 됐는지를 여러 측면에서 살피고, 그럼에도 우리가 학교에서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학교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질수록 우리는 흔히 ‘누가 잘못했는가’를 먼저 묻는 대신 책은 그 질문의 방향을 조금 바꿔 보자고 제안한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에 앞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어떤 학교를 만들어 주고 싶은지, 가정과 학교가 각각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리고 아이 앞에 서 있는 어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기본’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만으로 아이가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는 것은 아니다. 인사하고, 시간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며, 때로는 원하는 것을 참거나 실패를 견뎌 내는 힘도 성장 과정에서 배워야 한다. 그래서 책은 ‘기본은 집에서 시작된다’, ‘부모의 과잉보호는 아이를 강하게 만드는가 약하게 만드는가’,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책의 시선은 아이들의 성장 문제에서 오늘날 학교가 겪는 갈등으로 옮겨 간다. 학교폭력 사안이 교육적 해결보다 분쟁의 영역으로 옮겨 가는 상황, 교사의 말 한마디가 민원이나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도 학교가 마주한 현실로 다룬다.

 

그렇다고 이 책이 학부모나 학생을 비판하는 쪽으로 기울지는 않는다. 오히려 학교와 가정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기 시작하면 결국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아이라는 점을 환기한다. 아이를 중심에 놓고 학교와 가정이 각자의 책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책 전반에 흐르는 문제의식이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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