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교육자의 노하우 전수합니다”

2009.08.12 13:43:24

삼락회 ‘마을학숙’ 참가자 4배 이상 증가
300여개 강좌 진행…교육상담도 병행해

“퇴직 후에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죠. 또 학교에 있을 때 쌓은 경험을 나눌 수 있어 보람이 큽니다.”

2005년 퇴직한 손영준 前 경기 경안초 교장은 지난해부터 경기 광주시 태전마을학숙장을 맡고 있다. 한문, 구연동화 등 3개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손 학숙장은 올 상반기에만 1000여명이 넘는 유·초등학생들을 가르쳤다. 틈틈이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선진국민 의식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변 초등학교 및 유치원과 연계해 수업 도우미의 역할도 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203명이었던 수강생이 올해는 벌써 1000명을 넘었다. 손 학숙장은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회장 김하준)가 전국 100개 마을에 개설한 마을학숙이 지역 주민들의 호응 속에 정착하고 있다.

마을학숙은 삼락회원이 학숙장이 돼 주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개설된 상설교육센터다. 교육내용은 삼락회가 제작한 교양자료 ‘우리도 선진국민이 됩시다’ 수업과 함께 한자·한글해독·서예교실·건강교실 등 학숙장의 특기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구성됐다. 교양자료 내용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필요한 기본예절을 비롯해 선진국민으로서 갖춰야 할 상식과 방안 등이다. 교육은 지역에 따라 경로당·마을회관·초등학교 교실·노인대학 등에서 진행된다.

지난해엔 296강좌가 진행돼 1만 5645시간 동안 8만 9822명이 참가했다. 또 교육원로의 노하우를 살려 학생·학부모로부터 3000건이 넘는 교육상담을 실시키도 했다.

올해는 더욱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 6월 삼락회가 발표한 ‘마을학숙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5월간 307개 강좌에 6만 943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1만 3천여명이 강좌를 수강한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마을학숙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지원은 크게 부족하다. 전국 100명의 학숙장에게 전달되는 지원금은 매달 10만원. 년간 1억 2천만원의 운영비는 교과부에 의존하고 있다.

손상철 삼락회 사무총장은 “올초 강원삼락회가 도내에 100개의 마을학숙을 운영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해오는 등 회원들의 의욕은 넘치지만 지원이 크게 부족하다”며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삼락회의 목표는 마을학숙을 500개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또 이미 발간한 교양자료 외에 공통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재를 발간해 보급할 예정이다.
엄성용 es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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