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와 창체 연계-통합, 융통성 있게 운영하라

2012.01.05 07:14:02

① 창의적 체험활동, 무엇이 바뀌었나

중고교에서 수행한 모든 활동을 기록하는 에듀팟이 가동되고, 이를 바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 전형과 서류평가가 확대되는 등 교육시스템이 총체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의 핵심에는 2009개정교육과정과 창의적 체험활동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아직 궁금증도 많고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교육신문은 교과부 창의체험활동지원팀과 공동으로 신년기획 ‘창의적 체험활동 가까이 보기’를 시리즈 ‘창체의 변화, 동아리활동, 어떻게 기록․관리하나’ 등 3회로 구성해 싣는다.

초등 자율활동, 중등 동아리-봉사-진로활동 비중 둬야
고교 주2시간서 4시간으로…진로진학 연계 중요성 강조





창체, 학교를 변화시키다
강원도 평창의 백룡동굴 1박2일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한 ‘동굴탐사반’, 양평 학생야영장에서 1박2일 동아리캠프를 실시한 ‘스포츠 체험 활동반’ 등 5개 동아리연합, 일본대사관공보문화원을 방문한 ‘일본문화 탐방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 소장품들을 탐구한 ‘박물관은 살아있다’ 동아리….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아리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아리뿐이 아니다. 봉사활동 역시 휴지 줍기 등 단순한 활동을 벗어나 인근 마을공부방에서 주1회 중학생들에게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고교생 등 자신이 지닌 재능을 기부하거나 진로와 적성에 적합한 봉사활동을 계획해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학생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도시학교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지역 학교에서는 자연환경을 체험활동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경남 김해 용산초는 학교 뒷산을 활용해 야외체험학습장을 조성, 자연체험활동과 체력단련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운동장 한쪽에 생태체험학습을 위한 인공 늪을 조성한 충주 야동초, 경주민속마을 안에 있는 양동초에서는 지역 어른들에게 사자성어와 소학, 예의범절을 배우는 한편 마을을 찾는 외국 관광객을 안내하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학교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감상 A, B, C, D 반 등 시간 때우기 식의 계발활동 부서를 편성해놓고 영화 한편으로 2주치 계발활동 시간을 채우던 모습에서 벗어나 학생의 소질과 적성, 진로 등을 교육적으로 배려한 학생중심의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편성‧운영하려는 긍정의 변화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 ‘재량․특별’에서 ‘창의적 체험’으로=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의 핵심적·통합적 기능을 지니면서도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끈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면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도입했다. 특히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기존 교육과정에서 구분이 모호했던 창의적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통합, 그 명칭을 미래사회 주요 덕목인 ‘창의성’과 학생들의 직접적 ‘체험’을 강조한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바꾸었다. 세부 영역도 재량활동 중 교과 재량활동을 뺀 창의적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의 5개 영역, 총 6개의 영역을 재구조화해 4개 영역(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으로 재설정했다. 또 초·중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과 외 교육활동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온 고교에는 기존 주당 2시간씩이었던 수업시수를 주당 4시간으로 늘려 배당하는 한편 에듀팟(Edupot)이라는 새로운 기록·관리시스템을 도입, 대학입시와 연계시킴으로써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4개 영역으로 재구성한 취지는=‘자율활동’은 그동안 구별이 모호하거나 중복 논란이 되었던 자치활동, 적응활동, 행사활동, 학교 특색활동(창의적 재량활동) 등의 영역을 ‘자율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하나의 영역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기존 교육과정의 재량활동 중 교과 재량활동은 교과(군)영역으로 통합, 국민공통기본교과 심화·보충학습은 교과별 수업시수 20% 증감운영으로, 선택과목학습은 교양선택과목군 신설을 통해 재조정했다. 기존 ‘계발활동’은 학교(교사)주도의 교육활동을 학생의 자기주도적 활동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그 명칭을 ‘동아리활동’으로 조정했다.

또 한 가지 특기할만한 변화는 기존 교육과정에서는 별도로 분류하지 않았던 ‘진로활동’을 하나의 소 영역으로 설정․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1회성의 주변적, 이벤트성 교육활동에 그치고 있던 진로교육을 하나의 주요영역으로 분류하면서 중·고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배치하는 등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서 체계·지속적으로 진로교육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나눔과 배려를 강조하고 있는 2009 개정교육과정의 기본정신을 담아 여전히 강조되고 있는 사항이다.

창체 운영, 이렇게 하라
창의적 체험활동은 영역별 시수 배당 및 운영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표현을 통해 단위학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또 교과학습 내용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통합 운영하거나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4개 영역 간 통합, 또는 연계도 강조하고 있다. 운영은 교사 중심이 아닌 학습자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구체적 편성·운영은 ‘손에 잡히는 창의적 체험활동’ 매뉴얼을 참조할 수 있다.







▨ 발달단계 고려한 ‘선택과 집중’ 필요=이전의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적 재량활동을 독립 영역으로 하여 최소 수업시수를 배정하였고, 특별활동 5개 영역에 대해서도 영역별로 균형잡힌 이수를 강조했다. 그러다보니 천편일률적 편성·운영이 이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각 하위 영역에 대한 시수를 학생의 요구, 학교․지역 특성을 고려해 학교재량으로 배정할 수 있고, 발달단계를 고려해 학교급별, 학년별로 활동영역 및 내용을 선택, 집중적으로 편성·운영할 수 있다.

‘선택과 집중’ 운영하려면 학년에 관계없이 각 영역을 균등하게 배분할 일이 아니라 학생의 발달단계를 고려, 학교급별로 중점 영역이 설정되어야 한다. 초등에서는 자율활동이, 중등에서는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단된다. 학교 급, 학년 등을 고려해 영역 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융통성 있게 운영, 체험활동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몫은 학교와 교사에게 달렸다.

▨ 교과-영역 간 연계·통합 학생 주도적 운영=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 및 4개 영역을 상호 연계‧통합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부산 배영초의 경우 자율활동, 봉사활동이라는 창의적 체험활동 2개 영역과 과학교과 수업을 연계, ‘부산 맥도강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맥도강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 관찰, 수질 측정, 물속에서의 압력 및 소리전달 등에 대한 탐구활동을 초등 3, 4, 5학년 과학교과 내용과 연계해 체험활동을 하고 환경보호활동으로 봉사활동까지 통합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리활동 중심으로 각 체험활동 영역을 통합적으로 연계성 있게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광주예술고는 재능을 나누는 예술인재 육성을 위해 지역사회 이웃과 소통하는 봉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음악, 국악, 한국화, 무용, 미술 전공교과 및 관련 동아리에서 학생들의 재능을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빛고을 노인 건강타운에서 효사랑 음악회를 여는 ‘음악과 동아리’, 아동양육기관, 학교 등의 벽화그리기로 벽면 미화작업에 참여하는 ‘미술과 동아리’, ‘무용과․라인댄스 동아리’는 효자요양병원에서 위문공연도 하고 있다. 또 천안서여중에서는 미술반 동아리 학생들이 선생님과 학부모의 도움으로 인근 초등학교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진행함으로써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동아리활동 중심으로 진로활동, 봉사활동을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의 진로, 적성에 맞는 체험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체, 학교를 바꿀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축소나 폐지가 아닌 오히려 강화라는 처방을 내리고 있다. 교과 외 교육활동 시수를 확대하고 영역을 정비하는 등 그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편성·운영에 있어서는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 부여, 효율성을 높이도록 하고 있다. 이는 창의·인성교육을 강조하고 대학입학사정관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선택으로 보여 진다. 이제 남은 숙제는 아직 문화적으로 익숙하지 못한 분야이고 관련 인프라나 프로그램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학교가 ‘동아리활동을 중심으로 학생 주도적 창의적 체험활동 활성화’라는 과제를 어떻게 이뤄내느냐가 될 것이다.

최근 상당수 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바람직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충분한 가능성이 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학교나 지역적 여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한 변화를 위한 노력들이 지속된다면 5년, 10년 뒤에는 우리 학생들이 각자의 개성과 진로, 적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마음껏 활동하고 이를 토대로 진로를 개척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김승익 교과부 창체활동지원팀장








■ 창체, 지원체제가 궁금하다면
- 창의‧인성교육넷(www.crezone.net):
창체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2만9000여개의 자원과 프로그램을 개발, 탑재했다. 공공기관의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안내한 책 ‘꿈을 만드는 체험여행’도 보급했다.

-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센터: 경기도 ‘에듀모두’(edumodoo.goe.go.kr) 등 광역 10개, 거점 78개가 구축. 단위학교 프로그램 안내, 교육기부 활성화, 연수 등을 지원한다.

- 나눔포탈: 봉사활동 내실화를 위해 부처별로 운영되고 있는 자원봉사체제를 ’일원화‘해 나이스 학교생활기록부와 연계사업 추진(2012년 하반기)

-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프로그램: ‘유전의 원리 탐구교육’(국립과천과학관)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과천과학관, 국립중앙과학관 등 5개 국립박물관ㆍ미술관ㆍ과학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학교에서 각각 물․인적 자원 활용법 컨설팅과 프로그램을 안내받을 수 있다.

-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학생중심 다양한 동아리활동 모델을 개발․활성화하기 위해 동아리활동 연구학교 운영, 청소년 방송단, 로봇동아리 등 우수동아리를 지원한다. 올해도 제2회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을 개최, 우수 동아리 발굴․격려․발표의 장을 마련한다.

- 토요학교 프로그램: 주5일수업제 대비 토요일에 가족과 함께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체험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토요학교 프로그램(준비 중)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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