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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자녀에게 경제교육이 필요하다

우리교육은 그동안 입시를 중심으로한 경쟁교육에 몰입하였다. 그 결과 입시교육은 성공하였으나 내 삶을 돌아보는 교육에는 소홀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교육이다.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다음이 세상을 이해하는 교육이다. 세상은 온통 세계가 얽혀 있으며 그 중심축이 경제이다. 그런데 2016년을 맞이하면서 국제통화기금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독일 신문에 기고한 올해 경제 전망은 '실망스러울 것이다'이다. 그는 세계경제가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상태가 될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경제 문제가 심각해 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를 헤쳐 나가는 길은 없는 것인가이다.

선진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을 시켜 자녀의 독립을 돕는다. 빌 게이츠는 세 딸에게 용돈을 매주 1달러씩 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두 딸에게 매주 1달러씩만 주고 나머지는 집안일을 거들며 벌어서 쓰게 했다. 워런 버핏의 자녀들은 어려서부터 ‘공짜 점심은 없다’고 배웠다. 이는 자본주의의 원리를 일찌감치 깨닫게 하기 위한 경제교육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부모가 잠시 키우고 있을 뿐 결국 자녀는 독립된 인간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기 위한 산교육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을 받고 점차 경제적으로 독립할 때, 자녀들은 부모의 도움을 기대하지 않고 자신에게 맡는 인생을 구상하며 살아가는 건강한 어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경제교육을 잘 실천한 사례가 있다. 경제 칼럼니스트인 조혜경씨 부부는 이런 이유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홈스쿨링 경제 교육’을 시켰다. 독립심을 키우기에 경제교육만큼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를 통하여 어릴 때부터 주어진 예산에서 계획성있는 소비 생활을 하고 운용하는 감각을 익히면 스스로 인생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

자산 관리 전문가인 홍용철씨와 재테크·경제 칼럼니스트 조혜경씨는 아이들이 네 살 때부터 생활속에서 경제교육을 시작했다. 성민 군은 누나와 함께 집 근처 대형 마트에서 놀기를 좋아했는데, 마트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제 개념을 깨달아 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마트에 가면 고등어가 산지별, 종류별로 진열돼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은 무엇일까 퀴즈를 하며 누나와 놀았어요. 1+1 번들, 대형 패키지 제품의 가격과 단품의 가격 단가를 비교해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주기적으로 마트에서 놀다보니 물가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제품의 가격 추이, 단가를 고려한 제품 포장 등을 보면서 뉴스에서 들었던 물가가 올랐다는 이야기를 피부로 실감했다.

또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꾸준히 용돈 기입장을 쓰게 했다. 한 달에 용돈이 2만원 이었는데, 주마다 용돈을 주고 지출 결산을 하게 한 것이다. 돈이 맞지 않거나 지출 품목과 출처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벌금을 적용해 조금씩 용돈을 깎기도 했다. 반대로 완벽하게 만들어낼 때는 보상으로 좀 더 올려주기도 하는 등, 이렇게 기본적인 원칙만 정하고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했다.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우려는 가정에서도 용돈 때문에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종속되는 경우가 많다. 용돈 기입장을 쓰는 습관을 들이면서 아이들은 갖가지 작은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렀다. 처음엔 아이들도 귀찮아서 용돈을 그냥 썼는데, 그러다가 벌금으로 인해 용돈이 점점 줄어들면서 위기감을 느긴 것이다. 용돈 기입장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돈을 알뜰하게 쓰는 방법을 연구한 것이다. 또 한 달간 소비한 뒤 남은 용돈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니까 저절로 절약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저축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재테크에 흥미를 붙이게 됐다. 용돈 관리를 스스로 하면서 생활 방식도 달라졌다. 용돈을 효과적으로 쓰고, 허투루 나가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자신의 생활을 돌아봤기 때문이다. 용돈 관리로 계획성 있게 생활하는 법을 깨우친 뒤에는 재테크 방법을 가르쳐 도전 정신을 기르도록 했다. 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부모님에게 주식 투자법을 배웠다. 아이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는지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아버지는 주식 투자 방법을 바로 가르쳐줄 수 있었지만 관심 있는 회사의 주식 정보를 한 달간 찾아보라고 했다. 경제 홈스쿨링의 목표는 주식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한 게 아니라,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보다 성장하는 것을 기대한 것이다.

아이가 매일같이 신문을 보면서 주가를 표시하고 원하는 종목에 대한 정보를 스크랩해서 모으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그렇게 집중한 적이 없는데 아이의 열정을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당시 성민이가 모아놓은 10만원 중 일부를 빼서 중소기업에 투자하자고 제안했다. 아들이 열심히 자료 조사를 한 덕에 성과를 낼 수 있었는데, 그렇게 노력한 일에 보상이 주어졌을 때 아이는 긍정적인 자극을 받게 되었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많지만 이런 경험 덕분에 다시 시도 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수익을 얻은 뒤 주식에 더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성민 군은 그때부터 자신이 원하는 종목에 대해 자료를 모으면서 주식의 흐름을 파악하고 전망을 분석했다. 아들은 “부모님이 매주 용돈만 주셨다면 이렇게 새로운 것에 스스럼없이 도전하는 용기는 갖지 못했을 것 같아요. 용돈 관리부터 시작해 작은 투자까지 하면서 점점 경험이 쌓이니까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또 경제 분야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서 이리저리 고민하는 과정이 재밌어요. 물론 실패도 많이 했지만, 그것도 제 것이라고 여겼죠.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이런 공부가 진짜 인생 공부이고, 일찍부터 사회를 배울 수 있는 통로라고 생각해요.”

새해에 발표되는 자료들이 한결같이 우리나라의 경제에 좋지 않은 ‘저성장, 수출 둔화, 경제침체’ 등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분위기를 자라나는 아이들이 몸으로 느끼게 하기 위하여는 여러 종류의 자료와 그래프를 통하여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유효하다. 추상적인 것들을 구체적으로 보고 해석함으로 경제를 피부로 느끼면서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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