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폭염의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문득, 중고등학교 교정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종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가지까지... 교사로서 그리고 관리자로서 보냈던 나날들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제 안에 선명하게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계절, 또 많은 소중한 이들이 학교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정든 교단과 작별을 준비 중인 후배 선생님들께, 한때 같은 자리에 있었던 선배로서 조심스레 위로와 격려, 그리고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제가 학교를 떠난 지도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교실 밖 삶이 낯설고 어색하게만 느껴지던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고요한 일상이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어느 날은 눈을 뜨고 습관처럼 옷을 입고 학교 방향으로 길을 나서기도 했습니다. 중간에서 “아, 내가 학교를 떠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