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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흔히들 자손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이제 나이 들어선지 손주들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게 된다. 어제는 이질의 딸아이가 혼인식을 치르는 날이었다. 그래서 돌아가신 처형의 빈 자리를 채워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 부부가 함께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그제 저녁에 올라와서 놀고 있는 손주들에게 주말이라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자려고 들 하는 것을 이런 사실을 알렸다. 매주 주말이 되면 아이들이 할아버지 집에서 자겠다고 몰려오곤 한다. 한 집에서 윗층 아랫층에 살지만 이렇게 함께 자고 싶다는 아이들이 귀여워서 한 달에 한 두 번씩은 함께 자기로 하고 우리 방에서 재운다. 아이들이 사촌 간에 모여서 함께 놀이도 하고 떠들며 노는 것이 사랑스럽고, 이런 놀이를 통해 정이 깊어진다는 생각에 자주는 못해도 이런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 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제 저녁에는 금요일이라서 토요일 학교에 가지 않은 날이니, 함께 자고 싶었는지 아이들이 몰려 올라왔다.
놀다가 가라면서 “내일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광주에 다녀와야 하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야 하거든, 그러니까 놀다가 내려가고 내일 저녁에 와서 자거라” 하고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알렸다. 그러자 막내 서윤이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할아버지도 가야 돼? 할아버지는 가지마”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가끔은 엉뚱한 생각을 하지만 이상하지는 않았다. 간신히 달래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냥 갔다가 바로 올라올 것이니 걱정 말고 내일 저녁에 올라와서 자고 놀아라“하고 달랬지만 얼른 눈물을 그치지 않아서 할아버지가 업고 달래주어서야 간신히 눈물을 거두었다. 이렇게 손주들이 따르고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이 잘 못인가 싶어서 가끔은 이런 아이들을 챙겨주고 함께 해주려고 노력을 한다. 가끔은 함께 어디 엔가를 가서 보여주기도 하고 말이다.

어제 새벽 같이 일어나서 아침 첫 번째 지하철을 타야 했다. 아침 5시39분 홍제역에서 첫 번째 지나는 열차를 타고 사당역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대기하기로 한 버스를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부득이 책임을 맡은 젊은이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곧 도착을 할 것이라며 지금 자기도 주차장에 도착하고 있단다.

이렇게 해서 아침 7시 정각 출발을 하기로 한 버스를 타고 아침 햇살이 퍼지는 모습을 보면서 광주까지 가서 결혼식을 마치고 점심 먹고 다시 그 버스로 서울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하였다. 예전 같으면 발 빠른 장정들은 걸어서 사나흘이 실히 걸리던 거리, 보통 걸음으로 이래나 걸렸던 거리를 불과 4시간 만에 도착했고, 혼인식을 치르는 것을 지켜 보고나서, 이렇게 다시 돌아왔건만 서울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고,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올라와서 다녀오셨느냐는 인사를 나누고 다시 내려가 저녁들을 먹고 나서는 아이들이 여기서 자겠다고 자신들이 베개를 들고 몰려와서 한바탕 놀이를 시작한다.

5, 6학년이 된 손자들을 작은 플라스틱 모형을 가지고 신나게 자신들만의 놀이를 시작했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큰 소리로 떠들면 한바탕 집안이 떠들썩해진다.

1학년과 유치원의 손녀들은 자기들끼리 놀이가 서툴러서 오빠들의 놀이에 끼이기도 하고 아주 따로 떨어져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외거나 TV-집에서 못 보게 하니까 가끔 여기시 보여줌-앞에 앉아서 놀기도 하면서 저녁 10시가 되도록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막내 서윤이가 자려고 가고 나면 혼자가 된 수현이만 오빠들의 틈에서 놀다가 잠자리에 들곤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의 존재를 알리고 가끔 이렇게 함께 하면서 안아주기도 하고 업어주기도 하는 등의 정을 나누고 살다보니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떨어지는 것을 그렇게 걱정을 하는가 보다.

어제 저녁에 나는 내 서재에서 자고 아이들이 편히 자게 해주었는데 할머니에게 아침밥을 여기서 먹고 싶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난 내가 나가니 수현이가 토했다고 걱정이다. 아무것도 먹은 게 없어서 물만 토한다면서 수런거리는 소리에 들여다보니 아이가 힘이 없어 보인다. 지난 주 하늘공원에 갔다 와서 감기기운에 시달리는 모양이다. 할머니가 아침 준비를 하려고 한다면서 북어를 두들겨다 달라고 해서 두들겨다가 찢어주면서 준비를 해주고 나서 아침 동안에 화분 정리한 것들을 물을 좀 주고 자리를 잡아주었다.

아이비 화분을 2층의 계단에 놓고 줄을 메어서 5층까지 벋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겨울에도 잘 견디고 약간의 햇빛만으로도 잘 자른 식물이니 여기서 한 번 길러서 우리 집의 기둥처럼 키워 보려고 한 것이다. 계단의 중앙 부위를 타고 오르는 작은 풀줄기로 만들면 색다른 것이 될 듯해서 말이다.

아침을 먹기 전에 우선 수현이에게 북어로 쑨 죽을 좀 먹였다. 안 먹으려는 것을 간신히 달래서 먹이고 할아버지가 업어주겠다고 하여서 먹게 만들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데 너무 말라서 몸피가 없으니 업어도 짐이 되지 않을 정도이니 너무 안 먹어서 걱정이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달래서 먹여야 했다. 수현이를 내려놓고 같이 먹으면서 손자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식사를 할 때 골고루 먹어야 하는 것도 이야기 했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하면서 가끔은 이런 시간을 가져주려고 노력을 한다. 사랑스런 아이들이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조부모가 돼 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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