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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 우리 반 교실에 날마다 걸리는 손수건 풍경입니다>

참 오랜만에 1학년을 맡다 보니
날마다 해야 할 일이 늘 새롭게 생긴답니다.
공부 시간이면 늘 코를 후비고 그 내용물을 입에 넣는 아이.
코를 후비다 못해 코 주변을 상처 투성이로 만드는 아이.

생각다 못해서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게 한지 한 달입니다.
공동 수건을 사용하면 문제점도 있고
표백제가 많다는 화장지를 늘 쓰게 하는 것도 걱정스러웠습니다.

손수건까지 가지고 와야 준비물 점수를 만점을 주었더니
의외로 잘 챙기는 아이들 모습에 고무되어
요즈음은 퇴근 전에 아이들 손수건을 모아서
깨끗이 빨아서 널어 두고 퇴근합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그 손수건을 작게 접어서
손을 씻을 때마다 사용하고 급식 시간에도 사용합니다.
이제는 화장지를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손수건이 손에 달라 붙어 있답니다.

손수건의 좋은 점을 물어보면,
"선생님, 화장지를 덜 쓰니 나무들이 덜 죽지요?"
"표백제가 든 화장지를 덜 쓰니 내 몸도 좋아져요."
"언제든지 땀을 닦을 수 있어서 좋아요."
"제가 신사가 된 기분이에요."
"저는 자연을 아낀다는 생각이 들어오."
정말 아이들의 순수함은 하늘을 찌른답니다.

그 옛날 1학년 입학식날 앞가슴에 옷핀을 꽂아서 달고 다닌
코 닦는 손수건이 왜 필요했는지 깨닫게 된답니다.
이제는 맨 손으로 코를 후비는 아이가 없어서 얼마나 좋은지
손을 씻고 물을 터는 아이가 없어서 좋고 급식 시간에도
손수건으로 의젓하게 입가를 닦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비싼 화장지도 아끼고 건강도 챙기고 깔끔한 손수건을 예찬합니다.
교육이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더라도 작은 실천만으로도
얼마든지 생각을 바꿀 수 있게 한 손수건 풍경.

월요일 아침까지 우리 반 교실을 지키는 손수건들아!
햇볕 쨍쨍 받고 산뜻하게 만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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