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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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연구

학교 텃밭 운영을 통한 학생 정서함양



요즘 아이들의 정서가 메말라 가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매년 늘어나는 청소년 범죄가 아이들의 정서 결핍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그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일부 전문가는 말하고 있다. 이에 일선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미약하다.



학교 인성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의 메마른 정서를 함양하고 농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자는 취지에서 학교 주변 자투리땅을 개간하여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가꿔볼 수 있는 ‘교정 텃밭’을 운영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우선 운영에 앞서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희망자를 받아보기로 하였다. 


아이들의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일부 아이들은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 데 아까운 시간을 텃밭을 가꾸는데 소비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가정에서 먹는 채소(상추, 고추, 토마토, 감자 등)를 직접 심어보고 가꿔보는 것도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아이들도 있었다.


학년과 관계없이 희망자를 받아본 결과, 소수의 아이만이 이 텃밭운영에 동참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희망자의 대부분이 3학년이어서 의외였다. 아마 입시로 받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이것으로 해소하려는 듯했다. 그리고 채소 가꾸는 일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대다수였다.

우선 2명씩 조를 짜 지원한 학생 각자에게 밭 2 고랑씩 나눠주었다. 과정에서 학생들이 직접 하기 힘든 일(비닐 씌우기)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 씨앗과 모종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심도록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시간이 날 때마다 모종의 성장 과정을 일지에 적어보도록 하였다. 


씨앗과 모종을 심고난 뒤, 아이들은 틈틈이 자신이 배분받은 텃밭으로 찾아와 물주기를 열심히 하였다. 그리고 채소가 자라나는 과정을 시시각각 사진을 찍으며 일지를 작성하였다.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는 모습이 다소 힘들어 보였으나 아이들은 힘든 내색 한번 보이지 않았다.


3학년의 한 여학생은 이 일을 시작하고 난 뒤, 예전보다 공부에 더 집중된다며 좋아하였다. 그리고 지각을 자주 하여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자주 듣곤 했던 1학년의 한 남학생은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지각한 적이 없다며 만족해하였다. 지금까지 호미질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한 여학생은 우스갯소리로 농사짓는 일이 공부보다 더 힘들다며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하였다. 

머지않아 아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을 분명 맛볼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채소를 직접 심어보고 키워봄으로써 아이들은 농부의 마음과 힘듦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볼 기회가 되었으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교정의 텃밭을 직접 운영해 봄으로써 대학입시로 쌓인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