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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쉿! 지금 학교는 내신과 전쟁 중




시험 출제 기간 중입니다. 교무실 출입을 자제해 주세요.

월요일 아침. 교무부 고사담당 선생님으로부터 7월 초부터 실시되는 기말고사 시간표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출제안과 이원목적분류표를 시험 일주일 전까지 반드시 제출해 줄 것과 출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시간표가 발표되면서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는 마치 전쟁을 앞둔 것처럼 초긴장 모드로 돌입한다. 선생님은 문제출제, 학생은 시험공부, 학부모는 자녀 뒷바라지로 신경이 더욱 예민해지기까지 한다.

한 여선생님은 시험 때가 되면 문제 출제로 인한 스트레스성 변비로 고생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 남선생은 출제 오류가 발생할까 걱정되어 시험 보기 전 밤잠을 설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하였다.

교무부에서 고시한 출제 마감일을 기준으로 선생님마다 시험 출제를 언제부터 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단 한 번의 출제 오류가 없는 선생님들의 공통점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출제를 하는 것이었다.

특히 문제지를 제출하기 전, 동 교과 선생님과의 충분한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였다. 제출 일자에 임박하여 출제할 경우, 문제 자체가 성의가 없고 실수를 범할 우려가 크다며 좀 더 여유를 갖고 출제할 것을 조언했다.

시험 때가 다가올수록 시험을 망치면 대학을 갈 수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습관적으로 신경안정제를 먹는다는 여학생도 있었다. 그리고 빈번한 밤샘으로 비몽사몽 상태에서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시험 때가 다가오면, 교무실은 모르는 문제를 가지고 와 질문하려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하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매시간 교무실로 찾아와 선생님을 귀찮게 할 정도로 그 도가 지나치기까지 하다.


시험일을 남겨놓고 아이들의 잦은 교무실 출입과 질문공세는 문제를 내는 선생님에게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문제가 유출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학교 차원에서 시험 출제 기간 중 학생들의 교무실 출입을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대학입시에서 고교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1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노력이 남다르다. 특히 3학년의 경우, 수시모집에서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이 대학 합격의 당락에 영향이 미치는 만큼 1·2학년에 비해 내신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심지어 1·2학년 때까지 공부를 하지 않았던 아이들까지도 3학년 1학기에는 목숨 걸고 공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밤샘하는 일은 다반사이고 학교 도서관은 일찌감치 좋은 자리를 잡으려는 아이들로 발 디딜 곳이 없다. 특히 학교 주변 사설 독서실은 시험 한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강원도 고교 평준화(2013학년도) 이후, 내신을 위한 아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평준화 때, 상위 3%의 아이들이 독차지했던 상위 석차가 말 그대로 평준화가 된 것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아이들의 성적은 곤두박질한다. 2학년 중간고사 결과, 1학년 때까지 줄곧 상위 3%를 유지했던 한 아이의 내신이 심지어 10%까지 떨어진 예도 있다.

대학을 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측은지심이 느껴진다. 그리고 교과와 비교과 어느 것 하나 소홀해서는 안 될 현 입시제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언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아무튼 고사가 끝난 뒤, 선생님과 학생 모두가 시험으로 후유증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선생님은 출제 오류가 있으면 오류를 인정하고 시정하여 학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학생들은 시험 결과를 인정하고 더는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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