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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그곳엔 정말 특별한 것이 있었다


제15회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 관람기

제15회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가 시작되는 첫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려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8일 토요일엔 비가 그치고 청명한 가을 날씨가 활짝 얼굴을 내밀었다.

아침 일찍 자고 있는 아내와 딸을 깨워 석림 성당 앞에서 행사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해미 면사무소 앞에서 내렸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해미는 이미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해병 봉사단원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지만 워낙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체증을 빚었다. 버스를 타고 온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읍성으로 향하는 길옆에는 수많은 상인들이 판매부스를 설치해놓고 서산의 특산품인 9품 9미를 팔고 있다. 부스마다 시식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있어 우리는 마늘빵을 시식해보았다. 먹자마자 진한 마늘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마늘의 향기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성안으로 들어서자 이번 역사체험축제의 주제인 ‘성벽은 살아있다’라는 깃발이 바람에 힘차게 나부끼고 있다. 특히 올해로 15회를 맞는 이번 축제는 정부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많은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입구엔 현금을 조선시대 엽전으로 교환해주는 곳이 있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500년 전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엽전을 교환한 뒤 주변을 둘러보니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있어 가봤더니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 접수처에서 호패를 발급받아 제시하자 빈대떡 재료를 무료로 준다. 받은 재료를 불에 달궈진 가마솥 뚜껑에 붓고 직접 요리를 해서 먹기 때문에 맛이 일품이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이라 기막힌 추억이 될 듯싶었다.

빈대떡을 부쳐 먹고 나니 곧 마당극이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사건을 극화한 관아 마당극으로 어찌나 사실적인지 마치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생생했다. 관객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해가 갈수록 관광객이 늘어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린아이들은 소달구지를 타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투호와 윷놀이로 읍성 안은 그야말로 잔치마당이다. 어떤 이들은 보부상 체험에도 참가하고 또 어떤 이들은 북과 장구 등을 직접 연주해 보며 전통 악기의 매력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민속놀이 체험으로 연 만들기와 연날리기도 있다. 온갖 형상을 한 형형색색의 연들이 가을 하늘을 수놓고 있어 해미읍성의 하늘은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정신없이 축제를 구경하다 보니 출출하다. 어느새 오후 다섯 시가 넘어 있다. 우리는 전통주막에서 갓 구워낸 화전을 사서 함께 먹었다. 방금 만든 것이라 맛이 일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해미를 방문했을 때 직접 드셨다는 키슬링이란 빵도 사 먹었는데 한 개에 4000원으로 좀 비싼 것이 흠이다.

야간 공연인 '조선시대 판이 열린다'를 끝으로 역사체험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미읍성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융성하던 조선시대 어느 한 시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 흥성거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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