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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선생님 함께 읽어요] 학교로 이어지는 ‘책 읽어주기’

지난 글에서는 ‘가정에서 책을 읽어주면 좋다, 읽어줄 수 있는 사람이 읽어주면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유치원과 학교에 가게 되니 집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면 좋겠죠? 집에서는 엄마가 책을 읽어주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그런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함께’ 읽어주기의 힘

 

우리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습니다. 1·2·3학년 선생님들은 하루에 한 권, 또는 10분 정도 책을 읽어 줍니다. 원래 책을 읽어주고 있는 분들도 있었지만 ‘모두 함께 책을 읽어주자’라고 뜻을 모아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담당 부장이 있고, 학년별로 담당 선생님이 있습니다. 학년별 담당 선생님이 학급별로 읽을 책을 5권(1주일 치)을 보내 주고, 1주일이 되면 그 책을 옆 반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매일 한 권씩 책을 읽어주기 위해서 생각해낸 방법입니다. 읽어줄 책이 컨베이어에 올려져 배송되는 시스템 같은 것입니다. 읽어줄 책을 선생님이 직접 고르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책을 고르는 일을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내도 학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1학년 선생님들이 이런 방법으로 책을 읽어주고 있습니다. 당시 부장님과 아내가 주도해서 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시작했고, 지금까지 굳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 1학년 선생님들이 먼저 시작했고, 2학년에서도 받아들여 지금은 1·2학년 선생님들이 책을 읽어주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제 아내는 2~3권을 더 읽어주고 있으니 1년이면 4~500권을 읽어주게 됩니다. 매우 많은 양입니다. 학교에서 읽어주는 책만 4~5백 권이면 학생들이 직접 읽는 책, 집에서 읽어주는 책을 합치면 1년에 1000권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학년에게 읽어주는 책은 양이 적고, 학습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책을 꾸준히 읽어주는 일은 1·2·3학년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합니다. 저학년의 경우 적당한 두께와 수준의 책을 골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면 됩니다. 짧은 영화를 한 편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두꺼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두꺼운 책을 읽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그럴 땐 선생님이 두꺼운 책을 나눠서 이어가며 읽어주는 겁니다. 마치 시리즈 영화를 보여주는 것처럼요. 이 방법은 뒤에 이어질 이야기를 기다리는 재미가 매우 크고, 긴 이야기를 즐기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나이·독서 수준 따라 방법 달리해야

 

고학년 이상에게 적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책의 한 부분(읽어주고 싶은 재미있는 부분)을 읽어주고 그 책을 아이들에게 권해주는(예를 들어, 교실에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이 책 재미있겠지 이 책 어떨까? 여러분들에게 선물로 줄 테니까 한 번 읽어봐! 다 읽고 나서 다른 친구들한테도 권해주면 좋겠어’라면서요. 이렇게 반복하면서 고학년이 읽어야 할, 읽으면 좋은 다소 분량과 수준이 있는 책 10권, 20권을 아이들 곁에 마련해 줄 수 있다면 너무나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책 읽어주기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학생들의 나이나 독서 수준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 꾸준히 읽어주기는 꼭 필요합니다. 집에서, 학교에서 책을 읽어준다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자라서 책을 좋아하는 국민이 될 수 있고, 그러면 교육 걱정거리가 줄지 않을까요?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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