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장애인의 날, 선생님을 생각하며
“의사선생님, 저 걸을 수 있어요?” 의사 시절 뇌성소아마비 환자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다. “얼른 나아서 친구들과 뛰어 놀아야지”라고 대답하면 아이들은 희망찬 미소를 지었다. 덩달아 내 마음도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가득 찼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묘했다. 아이들에게서 그 말을 들으면 뇌성소아마비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마치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대로서 그들을 이끌어주는 중요한 일을 하는 듯 했다. 장애인 주간(4월 20일~26일)을 맞아 내가 진료했던 아이들이 문득 떠오른 이유는 괜한 걱정 때문이다. 그 아이들은 즐거운 학교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친구들을 사귀고 분식집에 다니기도 하면서 선생님에게는 고민도 털어놓는 평범한 학생이 되었을까.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걱정은 장애 학생의 빛이 되어주신 여러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사라졌다. 장애‧비장애 학생 모두 소중한 존재 중증장애 학생들의 대소변을 받아가며 교육한 선생님, 장애 학생의 치료비를 기부해 해당학교에 ‘장학금 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선생님, 소아마비 장애학생을 졸업할 때까지 매일 자전거로 등하교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 2016-04-23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