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어른이 돼주고 싶다.” 교직을 꿈꾸기 시작했을 때 한 번쯤은 이런 마음을 품어봤을 것이다. 한 사람의 성장과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마음. 어쩌면 이런 선의가 교직을 택한 이유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의 학교는 교사의 순수한 동기, 학생을 향한 관심과 책임을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바꿔놓기 쉬운 것 같다. 소명감은 교사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러나 때로는 자기희생을 미덕으로 여기는 교직 문화와 만나 왜곡되기도 한다. 학생을 위해 더 참고, 내색하지 않는 것이 좋은 교사의 모습처럼 여겨질 때 소명감은 자부심이 아니라 자기를 몰아붙이는 칼날이 된다. 헌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완벽주의와 강박으로 바뀌고, 자신도 모르게 소진된다. 소명감이 자기희생으로 왜곡돼 특히 교권침해를 경험한 교사에게는 이 과정이 더욱 힘들 수 있다. 그동안 쏟은 노력과 믿음이 한순간에 흔들리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온 것이 폭언과 악성 민원이었다면 ‘나 때문인가?’하고 자신에게로 잘못을 돌리기 쉽다. 학생을 향한 사랑과 책임이 어느새 자기
인공지능(AI)은 어느새 우리 삶 전반에 스며들며 친숙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글과 그림, 영상을 만들거나 여러 정보를 정리하는 데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은 앞으로 청소년에게 필요한 중요한 역량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능숙한 사용과 판단·활용 달라 그러나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과 ‘기술이 제공하는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고 활용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AI가 생성한 답변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며, 온라인에는 사실에 근거한 정보와 허위 정보가 뒤섞여 있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 못지않게 정보를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해 책임 있게 활용하는 힘이 필요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는 2025년부터 AI 네이티브인 알파(α) 세대와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을 반영해 ‘디지털 시민성’을 새롭게 조사하고 있다. 디지털 시민성은 온라인 정보의 안전한 이용과 판단, 개인정보 보호, 타인의 자료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태도 등을 살펴본다. 여기에는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능력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 필요한 책임과 윤리의식도 포함된다. 이 가
교육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독특한 인사 체계를 적용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단일호봉제’다. 교사는 입직과 동시에 호봉에 따라 일반직 6~7급 상당의 대우를 받으며 교단에 선다. 교육이라는 막중한 과업을 수행하는 교원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승진 체계 또한 단순해, 수석교사를 제외하면 교사, 교감, 교장이라는 3단계의 구조다. 행정 편의주의적 낡은 관행 존재 그러나 학교 현장의 조직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적인 모순과 마주한다. 전체 교원 중 평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94.9%인 반면, 교감은 2.6%, 교장은 2.5%에 불과하다. 경기교육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의 3~5급 선발 비율이 약 6.5%인 것과 비교해도, 교육공무원 내 관리자 직위의 비율은 극소수다. 그만큼 도달하기 어렵고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하지만 좁은 문을 통과해 책임을 맡은 관리자와 단위 학교의 위상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단위 학교는 철저히 교육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독립된 행정 기관이다. 아울러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의 전반적인 업무인 교무(校務)를 관리하는 교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경기도립학교 설치조례 등에
“괜찮아요.” 교사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묻자 한 학생이 짧게 대답한다. 그러나 학생은 수업시간에 제시되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고,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지 않고 사람이 드문 운동장 구석 벤치에 혼자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시끌벅적한 교실에서도 잘 웃지 않는다. 교사의 걱정 어린 질문에 괜찮다고 대답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주배경학생은 더욱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낯선 문화와 익숙하지 않은 생활 규칙에 적응하면서 또래 관계의 긴장도 함께 경험한다. 한국어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교과학습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의 감정이나 어려움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고, 관계에서 오해가 생겨도 설명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쉽지 않다. 보호자의 한국어 능력이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가정과 학교의 소통에도 장벽이 생긴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학생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외모·언어·가족의 문화적 배경 등이 또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위축되거나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 태어났거나 한국에서 오래 생활해 친구와
현대 학생들의 여가 활동에서 게임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가 존재하는 가운데, 게임이 주는 즐거움과 교육적 가치 역시 점차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게임이 지나친 몰입이나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기도 하기에, 교사가 학생들의 게임 이용 행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지도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게임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조건 ‘게임은 나쁘다’고 규정하면 학생들과의 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교사는 게임의 종류, 게임 내 규칙, 플레이 방식, 게임에서 요구하는 인지·사회적 활동 등을 이해하고 학생 개개인의 게임 이용 습관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 측면을 강화하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교육적 개입을 시도할 수 있다. 부작용 줄이는 방법 고려 ‘게임 패턴 점검 프로젝트’를 통해 교사는 학생들에게 평소 즐겨 하는 게임의 장르와 플레이 시간을 스스로 기록하게 한 뒤, 그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한다. 게임의 종류가 무엇인지, 그 안에 작동하는 규칙은 어떠한지, 그리고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는 플레이 방식이 무엇인지 발표하게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게임 유형과 이유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게임이 주
영화 오디세이 열풍이 뜨겁다. 누적 관객수 1000만을 넘어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이 찾았다. 넷플릭스 등 OTT에서는 오디세이 인기를 등에 업고 관련 영화와 드라마가 재소환돼 역주행 중이다. 서점가에서는 호메르스의 저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번역서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왜 많은 사람이 오디세이에 열광하는 것일까?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은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전체를 아이맥스(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오디세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급속한 발전에 비례해서 급증하고 있는 인간의 ‘불안’이 있다. 불안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이다. 의학 및 정신의학에서 불안은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이나 잠재적인 위협에 대비해 우리 몸과 마음이 나타내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방어적 정서 반응"으로 제시된다. 책과 영화에서 오디세이는 도시국가의 문명을 파괴하고 신의 운명을 거스른 인간으로 그려졌다. 그리스의 신들은 동양의 신들과 달리 착하거나 존경스럽지 않으며, 도덕적으로 살라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신에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고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고 정답 고르기 중심의 시험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평가 방식이라고 해서 수십만 명의 진학을 결정하는 국가 선발시험에도 적합한 것은 아니다. 서·논술형 수능 추진 혼란 불러 수업에서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활동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육적 평가와 한정된 대학 입학자를 가려내는 선발평가는 목적과 책임이 다르다. 1점 차이가 대학과 학과를 가르는 수능에서는 창의성뿐 아니라 모든 수험생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학교내 평가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답안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답안에 같은 점수를 줄지 판단하기 어렵다. 한 학급의 답안에도 채점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운데 수십만 명이 응시하는 수능에서는 어떻겠는가. 채점자 간 편차, 복수 채점, 이의신청과 재심사 절차에 대한 해답 없이 도입부터 논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국교위는 채점 부담과 공정성 문제를 AI 활용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AI는 보조 수단일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