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 교사의 설명이 멈추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한국어가 서툰 중도입국 학생을 위해 쉬운 단어로 다시 풀어내거나, 개별적으로 안내하는 사이 교실의 흐름은 잠시 멈춘다. 이 짧은 단절이 반복되면서 전체 학생의 몰입도는 떨어지고, 때로는 학급 전체의 학습 진도와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한다. 이는 이주배경학생 밀집학교에서 비이주배경학생들이 매일 겪고 있는 뼈아픈 현실이다. 다문화 교육 정책이 현장에 자리 잡아가면서 이른바 ‘역차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이 특정 학생들에게 집중될 때, 일반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다는 불만이다. 실제로 학교에 배치된 튜터나 협력 강사들의 지원이 주로 이주배경학생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기초학력 보장이 필요한 비이주배경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과 후 기초학력 교실조차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비이주배경학생이 겉돌기도 한다. 그 결과 학습 태도가 우수한 비이주배경학생들의 전출이 이어지며 학교 전반의 학력 저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단순히 다문화에 대한 편견이나 이기심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공교육 안에서 모든 학생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질
지난 9월 발표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피해 응답률은 2.9%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2020년의 세 배가 넘는 수치이며, 초등학생은 무려 5.7%에 달했다. 전년도에 비해 신체 폭력과 집단 따돌림 비중도 늘었다. 반면 가해 응답은 줄었다. 가해 이유 1위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였다. 맞은 아이는 폭력으로 기억하고, 때린 아이는 장난으로 기억한다는 뜻이다. ‘합의’라는 단어에 숨겨진 그늘 온라인 미디어에서 비롯된 ‘야차룰’은 보호장구나 규칙 없이 맨몸으로 맞붙는 길거리 격투 방식을 뜻한다. 학생들은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거나 구두 합의를 맺은 뒤 공터나 주차장 등에서 주먹을 휘두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를 지켜보는 무리가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에 올려 조롱거리로 만들거나, 패자에게 굴욕감을 주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서로 동의하고 한 대결인데 왜 학교폭력인가요?”라고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착각이자 위험한 합리화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야차룰은 결코 ‘합의된 대결’이 아니다. 그 기저에는 또래 집단의 암묵적인 위계와 권력관계, 그리고 대결에 응하지 않으면 겁쟁이로 낙인찍히는 ‘보이지 않는
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같은 교실에 앉아 있다고 해서 같은 출발선에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주배경 학생에게는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이들에게 한국어 교육과정은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에 참여하고 학습권 실현을 돕는 공교육의 기초다. 이주배경 학생 크게 증가 초·중등 교육에서 이주배경(다문화)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정이 처음 고시된 것은 2012년이었다. 이후 현장의 적용 사례들을 검토 보완해 2017년에 교육과정이 개정·고시됐다. 고시 후 10년이 지난 지금, 교육과정 적용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KESS)의 자료에 의하면, 초·중등학교 다문화 학생은 2017년 대비 2025년 약 85% 증가했다. 전체 학생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9%에서 4.0%로 2배 이상 높아졌다. 학생 수의 증가와 더불어 출신 국가, 입국 시기, 가정의 언어 환경과 이전의 학교 경험에 따라 교육적 요구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편, 일반 교과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다. 학생 변화와 교과 교육의 변화를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한국어 교육과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1900년 고종 황제는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반포해 울릉도를 울도군으로 승격하고, 관할 구역에 ‘석도(石島)’, 곧 독도를 명시했다. 관보로 공포된 이 칙령은 근대 국제법상 영토 주권을 대내외에 선언한 결정적 사료다. 올해로 반포 126주년을 맞는다. 교육계 전반에 공감 이어와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왜 허구인지는 역사가 증명한다. 1904년 2월 러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대한제국에 한일의정서를 강제로 체결하게 했다. 일본은 “군략상 필요한 지점을 임기 수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앞세워 한반도 곳곳을 군사적으로 점유했다. 독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듬해 2월, 일본은 전쟁의 와중에 시마네현 고시로 독도를 슬그머니 편입했다. 독도 침탈은 정당한 ‘무주지 선점’이 아니라 한반도 침략의 첫 희생이었다. 이 역사를 교실에 되살려 온 것은 교육계의 꾸준한 노력이었다. 한국교총은 2010년 민간 최초로 전국 단위 ‘독도의 날 선포식’을 열었다. 이후 해마다 기념행사와 계기교육 캠페인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전국 교원이 4행시 공모로 마음을 모았다. 최우수작의 “도도히 서서 바다를 지키는 수호의 섬”이라는 구절은 현장 교사들의 마
현재 학교폭력은 학교 안팎에서 일어난 신체, 정신,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학교 내에서 일어난 학교폭력은 교사와 전담 조사관이 조사해 순리대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 밖에서 일어난 학교폭력은 범위가 너무 넓고, 다양해서 학교에서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교사는 경찰공무원처럼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CCTV도 확보할 수도 없어서 설령 조사를 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교사에게사법기관 역할 맡겨져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맞닥뜨리면서 느끼는 점은 교사가 경찰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경찰 등 사법기관의 역할을 처리해야 하는 과정에서 괴리감과 회의감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개별 학생을 상담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수업 시간에 다정했던 선생님이 경찰의 역할로 변경이 될 때 학생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심리적으로 매우 큰 부담을 갖는다.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전담 조사관이 학생을 조사할 때도 마찬가지다. 너무 광범위한 학교폭력의 정의를 ‘교육활동 중’으로 한정해야 하는 이유다. 학원, 교습소,
가끔 ‘교원단체가 실제 학교 현장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교원단체에 가입해 있으면서도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던 때가 있었고, 굳이 가입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던 적도 있다. 제도 변화 혼자서는 불가능 하지만 돌아보면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러 제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학생생활지도 관련 제도다. 교원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학생을 지도할 수 있고,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오인되지 않도록 법적 보호 근거가 마련됐다.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생겼다. 학교장이 민원처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 역시 법률에 담겼다. 이러한 변화를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단체의 성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장의 교원들이 어려움을 이야기했고 여러 교원단체가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이어졌고 국회와 정부의 입법 과정이 더해졌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현장사례를 모으고, 정책을 제안하고, 국회와 정부를 찾아가 설명하고, 필요할 때는 거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제도가 바뀌어 왔
제22대 국회의 지난 2년 4개월여 동안의 교육 분야 입법 성과를 돌아보면 교육위원회의 법률안 제안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법률안이 가결되거나 대안 등에 반영된 법률 반영 비율도 낮지 않다. 교육 분야 입법의 창이 활짝 열린 것이다. 그러나 교육 입법의 급증이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제22대 국회 회기는 2024년 5월 30일부터 2028년 5월 29일까지이다. 2026년 10월 6일 기준으로 국회 교육위의 법률안 제안 건수는 971건이다. 제21대 국회 교육위의 법률안 제안 건수는 4년 간 1188건으로 월 평균 약 24.8건이었다. 이번 국회 교육위는 약 34.7건으로 약 40% 증가한 수준이다. 법률안 반영률은 27.6%(268건)이다. 제22대 국회 전체 법률안 반영률 28.42%와 비슷한 수준이며, 조사·분석 시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 제21대 국회 교육위의 법률안 반영률 30.8%(366건)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이나 반영 건수는 제21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분야 정부입법은 사실상 외면 수준 이처럼 교육 분야 법률안 제안 건수와 반영 건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