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간을, 우리의 언어로 기록하다” 문학은 언제나 삶의 깊은 곳에서 태어난다. 교단에서 40여 년을 보낸 6명과 여성시인 한 명이 다시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었다. 경기도 구리·남양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니작가회가 결성 1년 만에 문예동인지 『시간의 서재』를 창간하며, 오는 2월 9일 오전 11시, 퇴계원 사무실에서 출판기념 북콘서트를 연다. 미니작가회 회장 신재옥(71. 전 구리 인창초 교장) 작가는 “여러 작가님들과 문예동인지를 우리 손으로 창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며 “특히 6080세대, 교직을 마친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미니작가회의 출발은 문학 활동을 일찍 시작한 교직선배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이행재(85. 전 구리 교문초 교장) 작가의 제안으로 황정주(80) 작가와 신재옥작가가 문학적 인연을 맺었고, 구리에서 문학 이야기를 나누며 ‘미니문학회’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뜻을 같이하는 작가들이 합류하며 현재의 미니작가회로 성장했다. 회원 대부분은 구리·남양주 지역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던 교원 출신이다. 한국문인협회 남양주시지부장을 역임한 매력…
2026-01-20 13:58“문학은 세상을 살피는 가장 깊은 눈이며, 우리가 놓친 인간의 얼굴을 찾아내는 길이다.” 이 말은 황석영 작가의 어록이다. 이는 한국 문학의 한가운데 서 있는 작가의 삶과 작품이 던지는 질문이자 지금 우리 교육이 다시 주목해야 할 방향이다. 2025년 가을, 황석영 작가는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문화예술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 영예는 문화예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국가상이다.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 기여가 국가적 차원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1943년 생인 그가80대 초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 작가로서 새로운 장편소설 『할매(Grandma)』를 발표하며 생애 후반의 창작 열정을 보여준 것은 교육적 의미가 크다. 이 작품은 단지 한 작가의 최신작이 아니라 지방 도시(군산) 소재의 600년 수령의 팽나무를 중심으로 한국의 역사와 인간·자연의 관계를 관통하는 서사를 펼치며, 우리 시대가 던지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 황석영은 한국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 단순히 소설가를 넘어 격동의 역사 속에서 민중과 시대를 증언하는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그는 1943년 1월 4일, 당시 만주국 신경특별시(현재
2026-01-19 15:56
35년간 교단에 섰던 한 교육자가 은퇴 이후 또 다른 교실을 열었다. 이번에는 학생이 아닌 고령자들이 주인공이고, 교과서는 ‘일’이다. 정사교(71) 사회적협동조합 하지넥스이사장 이야기다. 최근 하지넥스는 경기도지사로부터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인증(2025.10.28~2027.10.27)을 받으며, 고령자 고용 분야에서의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수원에서 뿌리내린 교육자의 길 정사교 이사장(전 경기모바일과학고 교사)은 1980년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14년까지 약 35년간 교직생활을 이어왔다. 이 중 30여 년은 수원에 거주하며 인근 전문계고에서 상업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특히 그는 창업과 발명 교육에 힘을 쏟으며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학교생활에 열정을 갖도록 돕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한다. 이러한 경험은 은퇴 후 그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사회적경제 영역으로 이끌었다. “은퇴 후 10년은 더 일하자고 늘 생각했습니다. 이왕이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교육자로서 품어온 문제의식은, 나이와 상관없이 일하고 싶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인…
2026-01-08 13:23
구은복 경남 관동초 교사가 사회정서 함양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교육과 디지털 기반 교육이 강조되는 가운데, 기술 중심 교육으로 인해 소외될 수 있는 학생들의 사회정서 함양 교육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구은복 교사의 사회정서 함양 교육이 교육 현장에서 의미 있는 사례로 재조명되고 있다. 구은복 교사는 인제대학교 상담심리 석사 과정에서 사회정서 함양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여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문상담교사 1급 자격 및 코칭지도사 자격을 보유한 교사로서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 현장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회정서 교육’을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 구 교사는 2025년 7월, 사회정서 함양 그림책 『보석동굴』을 발간하고 2000권을 학생들에게 기증하며 100회 이상의 북콘서트를 진행했다.해당 북콘서트는 돌봄교실, 늘봄교실, 지역 사회 복지시설 학생들을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며,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보석(미덕)’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데 목적을 두었다. 『보석동굴』은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성찰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며
2026-01-07 09:52교육에 대한 정의는 시대와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인간이 삶에 필요한 지식, 기술, 가치를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자 수단이며 그 모든 것을 통합해 일컫는 말이다.영어 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에게 영어 교육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영어라는다국 공통어를 이용해 함께 나아가는 과정이고, 스스로를 다시 세우며 인간으로서 선택과 깊이를 더해가며성장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매일을 시작함에 있어 세면대 거울을 보며 오늘을 쌓는다. 한편으로 눌린 사람들과 대중교통의 압살을매번 반복하면서도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은 스스로에 대한 교육과 공부가 최소한의 요구조건이었다.현실은 늘어가는 나이 숫자와 더불어 매번 얼마나 증명해 냈느냐를 다그쳤고, 최소한의 일자리조차도정답은 없지만 적절한 수준치의 능력과 객관적인 평가절하로 매번 사회적 소모품임을 각인시키고도당연한 일임을 자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교육은 사회적 현상을 버티게만 하는 보조적 수단이 되는것이고 조금 더 양질의 의식주를 얻기 위한 차별적 근거만 되는 것인가? 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나왔다시피 복합적 불확실성 속에서 자기 주도학습자 이자 메타인지학습자 중심, 연계적 학습 패러다임으로 재조명…
2025-12-30 11:30
경기도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 39년을 보낸 뒤 은퇴한 지 10년. 그러나 리포터의 하루는 여전히 분주하다. 교단에서 내려온 자리에 멈춤은 없었다. 포크댄스 강사로 무대에 오르고, 시민기자와 한국교육신문 리포터로 펜을 들었으며, 문학 동아리의 일원으로 다시 배우고 쓰는 삶을 살았다. ‘제2인생’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2025년은 새 도전과 성취로 빛난 한 해였다. 그 기록을 ‘나의 5대 뉴스’로 정리해 본다. ① 포즐사, 공식 무대에 12차례 서다—춤으로 잇는 신중년의 연대 신중년 포크댄스 동아리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는 2025년 한 해 동안 공식 무대에 12차례 올랐다. 어린이날 일월수목원에서 열린 ‘가족·친구·이웃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를 시작으로, 경기도지사기 생활체육 체조대회 장려상 수상, 권선구 댄스 경연대회 출전, 수원시 주민자치 박람회와 새빛 ‘시민의 메아리’ 거리공연, 성당과 지역 축제, 평생학습축제와 시니어합창단 정기연주회 특별출연까지 무대는 다양했고 박수는 따뜻했다.춤은 세대를 잇고, 손을 잡게 했다. 포즐사의 무대는 ‘함께’라는 단어를 몸으로 증명한 시간들이었다. ② 미니작가회 결성—작품집 『시간의 서…
2025-12-29 10:45“미래는 반드시 정보사회가 될 것이다.” 40여 년 전, 막 컴퓨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시기. 2년제 교대를 졸업한 한 청년은 교육 현장의 변화를 직감했다. 전공학과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대, 그는 전자공학과 교육공학을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그 예견은 정확했다. 교육부와 모교가 컴퓨터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던 순간, 김영기 교수는 시대가 요구한 교육자이자 개척자로서 모교인 경인교대 강단에 서게 되었다. 김 교수의 업적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초등 실과교과에서 컴퓨터교육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를 집필한 일이다.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게 누리는 초등 정보교육이지만, 당시에는 ‘전혀 새로운 세계’를 학교 안으로 들여놓는 일이었다. 김 교수는 교육과정의 빈틈을 스스로 채우며 ‘초등 컴퓨터교육의 기초’를 구축했다. 그는 또한 한국정보교육학회를 창립해 초대 및 2대 회장을 맡으며 국내 정보교육의 전문성 확립에 큰 역할을 했다. 국제무대에서도 활발히 움직였다. 2002 ICCE 국제학술대회를 삼성동 COEX로 유치해 조직위원장으로서 성공적 개최를 이끈 것은 한국 정보교육의 위상을 높인 상징적 사건으로 꼽힌다. 교육
2025-12-02 11:04
늦가을이 저물어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동네 한 바퀴 오동마을 주변 논 밭두렁 따라 구절초가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듯한 풍경으로 어우러져 있다. 코스모스처럼 화려하지도 국화처럼 풍성하지도 않은 소박한 꽃 잔치다. 어릴 적 이맘때면 그저 들판이나 논밭 언덕에 핀 하얀 들국화라고 생각하며 지나친 꽃이다. 하지만 식물도감에 들국화라는 꽃은 없다. 들국화는 말 그대로 들에서 피는 국화란 뜻이다. 통상 우리가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은 구절초와 쑥부쟁이, 해국, 감국, 산국 등이 포함된다. 구절초의 이야기는 무엇을 품고 있을까? 구절초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모정이라는 깊은 마음과, 꿋꿋하게 가을 서리를 이겨내는 강인함 속에 숨겨진 순수한 약속이 숨겨져 있다. 어찌하든 간에 구절초의 가장 대표적인 꽃말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 즉 ‘모정(母情)’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구절초는 예로부터 여성들에게 특히 좋은 약초로 널리 알려져 왔다. 몸이 차가운 딸이나 며느리를 위해 어머니들은 가을이면 이 꽃을 말려 따뜻한 차를 끓여주시곤 했다. 그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와 함께 묵묵히 들판을 지키는 그 모습이, 늘 자식 뒤에서…
2025-11-24 10:43백혈병과 싸우면서도 ‘수업일지’처럼 12개월간 삶을 기록한 아내 박정안 선생과 아내가 세상 떠나기 전 3개월간 이어 쓴 일기를 8년 만에 책으로 펴낸 우장문(64세, 전 숙지고 교사) 남편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 2017년 겨울, 서울성모병원 응급실. 누군가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병이…”라며 울부짖던 그 순간, 옆 침상에서 조용히 들려온 한마디가 있었다. “그래도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 그 말을 남긴 이는 고(故) 박정안 교사였다. 그리고 8년 뒤, 그 말을 책 제목으로 삼아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남편 우장문 교사다. 책 『내가 아파서 다행이야』는 한 교사의 마지막 12개월을 담은 투병일기이자, 그 곁을 지킨 남편이 이어서 쓴 3개월의 기록이다. 교사로, 엄마로, 한 인간으로 살아낸 일상의 치열함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아내가 쓴 줄도 몰랐던 일기였습니다.” 우 교사는 아내의 일기를 처음 발견했을 때의 기억을 또렷이 떠올렸다. “입원 후에 무료할까 봐 ‘완쾌되면 책으로 내자’고 제안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아내는 이미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고 있었더군요.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교사의 마지막 수업일지…
2025-11-13 14:53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의 태양이 쏟아내는 열기는 대지를 불사를 기세다. 냉방기 아래서 힘들고도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바로 사백 쪽이 넘은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을 보면서다. 새의 선물은 무엇일까?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단지 열두 살에 삶을 완성한 진희만 보일 뿐이었다. 이 책은 스물두 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제목끼리는 복선을 주어 다음 소제목과 이어지며 책장을 넘기게 한다. 그래서 한 번 읽기 시작하였다면 손에서 놓기가 어렵다. 특히 감성적인 묘사와 비유의 멋진 부분이 매력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진희의 눈을 통해서 작가가 말하려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열두 살에 삶을 완성한 애 어른 진희가 보는 세상 사람의 삶과 사랑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붙인다. 그것은 1969년 한 해와 1995년의 모습이 불러일으키는 노스텔지어다. 이 노스텔지어는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MZ세대들에겐 느껴보기 힘들 것이다. 읽는 내내 지금의 나는 유년이 이어져 온 삶이므로 다시금 그 시절을 반추해 보며 웃어보는 것이었다. 펜팔, 선데이서울,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노래, 더러운 차부(터미널), 혼식 검사, 띠기 장수(달고나),…
2025-11-03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