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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정책의 학생 참여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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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0.09.06 09:12:41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달 24일 서울시의회 업무보고 및 31일 관훈클럽 토론회를 통해 “서울교육학생참여위원회를 구성, 교육정책 수립에 학생들의 참여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의 한 주체인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요즈음 학생들이 예전에 비해 성장과 가치판단도 빠르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다 해서 고도의 전문성과 판단력이 필요한 교육정책의 수립에 있어 학생들이 제도적․조직적으로 참여토록 하는 것까지 동의하기 어렵다.
 
학생의 정책 참여 제도화에 앞서 전제되고 고민되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즉 ▲미성숙한 학생들이 외부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 ▲수많은 고려사항에 대한 깊이 있는 안목보다는 근시적인 시각과 학생 자기적 판단이 앞설 수 있다는 점 ▲학생들의 주장과 교원, 학부모, 교육행정기관과의 입장차가 클 때 교육주체간의 갈등과 분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이념에 따라 참여 학생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 대리기구화 및 홍위병화 될 우려가 크다는 점 ▲학생참여위 학생들의 대표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 등이다.

특히 학생들이 요구 및 개선사항은 학교별, 지역별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교육청이 선정한 몇몇 학생들에 의해 광범위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이 어렵다는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현재도 ‘서울특별시립학교운영위원회설치・운영에관한조례’ 제9조에 따라 각급학교에서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심의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행 제도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민주주의가 오랫동안 정착된 영국의 경우도 학운위에서는 학생대표로부터 필요에 따라 발언을 들을 수 있지만 ‘학생의 의견을 들어야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는 법령이나 지침은 없다한다. 영국이 학생의 의견수렴을 의무적,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를 성찰해야 한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체벌전면금지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여론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점이다. 곽 교육감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체벌전면금지는 ‘논쟁의 사안이 아니라 선택의 사안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한 인식이라면 ‘절차적 민주성’은 자기의 필요 및 판단에 따라 활용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곽 교육감은 그간 교육개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밀어붙이기식 정책추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더불어 현장 교원의 목소리를 우선 경청하는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 인기영합주의적 정책은 일부에서 잠시 박수를 받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현장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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