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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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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학기에는 사랑과 정성으로 출발하자

이번 겨울방학처럼 교육계가 혼돈과 갈등에 휩싸인 때도 드믈었던 것 같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에서 불거진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급기야는 검찰과 경찰까지 나서서 전담반을 꾸리는 등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서울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교과부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두발, 복장 등에 관한 사항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바꿀 예정이다.

당장 새 학기가 시작되면 조례와 시행령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그로 인하여 어떻게 생활지도를 해야할 지 난감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조례에서는 두발, 복장을 자율로 정했는데 시행령은 학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학내 구성원 간의 논란이 불거지면 자칫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게다가 중학교부터 복수담임제가 도입되면 생활지도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배가 산으로 갈 공산도 크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가뜩이나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사소한 사건이라도 생기면 담임교사가 형사 책임까지 져야할 판이다. 그러니 담임기피현상이 그 어느 해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물론 젊은 교사 위주로 ‘담임 강제 할당’ 등의 변칙 수단을 쓰는 모양인데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교사의 꽃은 담임이라고 했는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오늘의 교육현장이 이처럼 혼란에 빠진 것은 결국 추락한 교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가가 학생지도에 대학 자격을 교사에게 부여했으나 현장을 무시한 이상적이고 실험적인 정책들이 난무하면서 교권 유린은 물론이고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명퇴를 신청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교사의 책임이라고 물아부치는 세력도 있지만 굳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으킨 원동력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 3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이들은 부푼 꿈을 안고 교문에 들어설 것이다. 교육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사람들의 사설은 당분간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그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교사는 묵묵히 교단을 지키며 아이들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면 된다. 새 학기에는 그 동안에도 그랬지만 좀 더 힘을 내서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또 사랑과 정성으로 보듬어 주도록 하자. 교사는 교단에 서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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