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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서울·경기·강원 “학칙 개정 안돼” 교과부 “월권행위”

개정 시행령-인권조례 사이에서 일선만 혼란

간접체벌을 학칙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서울, 경기, 강원교육청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부당한 학칙 거부 시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14일 의결된 시행령안에 따르면 학생에 대한 직접체벌은 금지하되, 간접체벌(교육벌)은 학칙으로 허용하고, 학생 징계에 출석정지가 추가됐다.

교과부는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관련 조례 및 지침을 수정·보완하고, 단위학교에서는 4월 이후 학칙 일제 정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칙 제정 시 학생 참여 방법, 교육벌 지도방법, 출석정지 운영 절차 등에 관한 매뉴얼을 3월까지 보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 경기, 강원 등 진보좌파교육감 진영은 기존 방침대로 간접체벌을 금지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자칫 교과부-교육청 싸움에 현장 교사들의 학생지도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높다.

강원교육청 최승룡 대변인은 “학칙에서 간접체벌을 금지하도록 일선학교에 적극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로 간접체벌을 포함한 학칙을 인가신청할 경우에 대해서는 “자율성도 존중해야겠지만 무엇이 더 교육적인 선택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려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기교육청도 현행 인권조례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대변인실 담당자는 “법리상 기본권은 하위 법에서 더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체벌 금지가 기본권 보장인만큼 인권조례는 원래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초 동안 앉았다 일어서기, 뒤에 서있기 등 교육청이 제시한 범위를 넘어선 학칙 개정안이 들어온다면 이는 체벌로 간주, 인권조례를 위반한 것이므로 인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1월 교과부가 간접체벌 허용 등을 담은 학교문화선진화방안을 발표했을 때 “간접체벌 포함 학칙개정안은 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교과부의 입장도 단호하다. 교과부 오승걸 학교문화과장은 “상위법에 근거해 학교 구성원이 적법한 절차를 밟아 마련한 학칙을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법리 검토를 통해 행정처분의 재량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되면 시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행령 개정에도 불구하고 계속 인권조례나 체벌 금지지침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법적 검토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교육감의 학칙 인가권 폐지를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동법은 지난 2008년 11월 제출 이후 2년 넘게 계류된 상태다.

상급 교육당국의 다툼 사이에서 학교는 또 한 번 진통이 예상된다. 현행법상 학칙 인가권을 교육감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시도 학교가 간접체벌 학칙을 제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체벌 금지를 ‘권장’ 한다고는 하지만 인사․재정권을 휘두를 수 있는 교육감이라는 점에서 명령처럼 받아들여진다”며 “학교자치를 부르짖던 사람들이 맞는지 의문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학생지도권 강화와 학교 혼란 최소화를 위해 학칙 개정과 교과부의 매뉴얼 보급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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