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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여성결혼이민자 국어교육 강화를

우리 민족은 일반적으로 북방 러시아 바이칼호 주변에서 발원돼 북만주를 거쳐 한반도에 정착한 예맥족이다. 오랜 세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을 앞세운 민족주의와 순혈주의가 우리 문화를 지배했다. 대표적으로 조선 말기 대원군은 척화비를 세우고 나라의 문을 걸어 잠근 채 외세를 배격하는 쇄국정책을 펼쳤다.

이런 문화의 여파로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에 대해 갖는 거부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해왔다.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왜놈, 양놈, 뙤놈 등 ‘놈’자를 붙여가며 헐뜯기 일쑤였고 길에서 만나도 너나없이 피하곤 했다. 이는 한때 ‘나’ 혹은 ‘우리’와는 ‘다른 것’을 배척했던 근대 사회의 특징일 수도 있다.

급속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다문화 국가로 변하고 있다. 다문화의 유입은 외국인과 결혼하는 사람, 귀화한 외국인, 한국으로 이주해 온 외국 가족 등 형태도 다양하다.

특히 농촌의 퇴락과 함께 배우자를 찾지 못한 농촌 총각들이 국제결혼을 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중요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통계를 보면 2010년 외국인 아내를 맞은 한국인 남성은 모두 2만 6천274명인데, 이 중 71%에 달하는 1만 8천605명이 ‘동’ 지역에 살고 읍․면 지역은 7천219명으로 30%가 채 안 된다. 국제결혼의 경우도 농촌 중심에서 도시노동자 중심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다문화 가정 대상의 교육뿐만 아니라 자국민의 다문화 이해교육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의 생활문화에 적응하는 일이 많이 수월해졌지만, 결혼이민자의 불리한 사회․경제적 지위와 그들에 대한 여전한 편견으로 생활수준 향상이나 사회적응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특히 결혼이민자 대부분은 언어소통의 한계로 자녀지도, 부부간의 갈등, 사회적응, 취업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은 여성결혼이민자 등의 언어능력 제고를 위해 국어교육을 위한 교재 및 강좌 마련 등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대해 행정기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여성결혼이민자 등에게 체계적인 국어교육을 실시해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정착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엄마 언어수준이 아이능력 좌우

흔히 한 나라의 문화전수를 최초로 담당하고 사람이 어머니라고들 한다. 왜냐하면 아기를 낳고, 그 아이를 품에 안아 눈을 맞추고 모유를 먹이면서 끊임없이 아기에게 말을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머니는 아기에게 최초로 언어를 전수한다. 언어에는 그 나라의 ‘얼과 혼(문화)’이 깃들어 있다. 즉 어머니는 아기와의 끊임없는 언어소통과 정서적 교감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전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 나라의 말을 부국어라 하지 않고 모국어(母國語)라고 부른다. 유대인이 국제결혼을 했을 때 아빠보다 엄마가 유대인인 경우를 더 순수유대인으로 보는 이유다.

이렇게 보면 엄마의 언어능력은 한 나라의 문화전수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아이의 언어능력은 지적능력과도 상관관계가 높다. 그렇다면 여성결혼이민자의 언어능력은 2세의 문화습득과 학습능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혼이민자 엄마의 국어능력이 미흡할 때 자녀의 사회적 능력이나 학습능력이 취약해질 수 있어 다문화 가정의 자녀는 잠재적 교육소외계층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코 다문화 가정 2세에게 사회경제적인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을 안겨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여성결혼이민자의 국어교육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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