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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수업 관찰, 배움의 과정을 보라

교사는 매일 수업을 하기도 하지만 드물게 수업을 볼 때도 있다. 동료 직원이 연구 수업을 할 때다. 참관을 하고 나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 바로 수업 참관에 대한 평이다. 이 평은 대개 두 개로 구분된다. 하나는 지도 조언이다. 보통 손윗사람이 수업을 보고 지도하는 차원에서 이런 저런 것을 지적해 준다. 또 하나는 칭찬이다. 이때는 수업 기술적 측면보다는 전체적으로 받은 인상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관찰은 모두 본질에서 빗나간 느낌이다. 수업은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학습자의 내적 및 외적 조건을 체계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수업 관찰 역시 학생들로부터 학습이 일어나는 상황을 보는 것이 맞다. 수업 한 것과 학생들이 학습한 것이 일치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교사의 지도 ‘기술’ 보는게 아냐

과거의 수업은 주입적인 강의법이 주였다. 또 수업 공개도 주로 저경력 교사의 장학 지도 차원에서 했다. 당연히 수업하는 교사의 지도 방법 및 기술 위주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의 수업은 학생의 능동적인 학습활동이 강조되고 있다. 수업 장학의 개념도 일방적 지도에서 컨설팅으로 그 방향이 바뀌고 있다.

필자는 임용 시험 마지막 관문인 수업 실연을 심사한 경험이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수업 모습에 놀랐다. 임용을 준비하면서 스터디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놀란 것은 그들의 쟁쟁한 실력이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신규 선생님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게 현란한 수업 기술을 발휘하던 선생님들이 아이들 앞에서는 쩔쩔맸다.

이유가 뭘까. 선생님들이 수업 실연을 할 때는 학생이 없다. 응시자 혼자서 감독관들 앞에서 한 수업이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 와서 아이들 앞에서 하는 수업은 상황이 다르다. 내가 수업을 해도 아이들이 듣지를 않는다. 당연히 자괴감이 들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수업을 학생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논리도 같은 맥락이다. 수업은 내가 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아이들과 통해야 한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교사와 학생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동료 수업을 볼 때 필요한 것은 관점이다. 즉 수업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발문이 잘못됐거나 수업 진행이 매끄럽지 않다면 그 상황에서 나의 대안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관점이 수업을 보는 역동적인 시선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수업 개선을 가져온다.

학습자의 목표 달성 과정 살펴야

수업을 볼 때 ‘학습 목표 진술이 제대로 됐는가. 학습자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가. 학습자가 이해하기 쉽게 핵심 내용을 이끌어 내는가’ 등 항목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이런 방법은 수업 방법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 수업을 보는 사람은 리스트에 따라 수업을 분석적으로 볼 뿐 대안 제시는 못하게 돼 수업자나 관찰자 모두 바람직한 개선의 방향을 찾기 어렵다.

교사에게 수업 공개는 당연한 것이지만 공개 당사자는 현실적으로 부담을 많이 진다. 가장 먼저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그러다보니 사전에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이들도 분위기를 알아 평상시와 다르게 열심히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은 도움이 안 된다. 그저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다. 연습도 필요 없다. 그리고 수업을 보는 사람들도 수업자가 잘하는 것을 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이 수업 목표 달성을 어떻게 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나라면 어떻게 할까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그것이 수업자와 관찰자 모두의 수업 기술을 발전하게 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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