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라는 직업에 대해 잘 몰랐는데 선배님의 경험을 통해 듣고 직접 조종사 제복도 입어볼 수 있어 정말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학교 역사가 깊은 덕에 이런 기회를 종종 가질 수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 서울 중동고 1학년 김준식 학생
스승주간을 맞아 서울 중동고는 13일 오후 선·후배가 함께하는 진로교육기부 행사를 열었다. ‘선배와 함께 알아보는 조종사의 세계’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은 이 학교 졸업생 윤기홍 아시아나항공 부기장이 일일 교사로 참여, 후배들에게 '조종사'라는 직업과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궁금증을 풀어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윤 부기장은 강연에서 "중학교 3학년 때 '파일럿'이란 드라마를 보고 처음 꿈을 가졌지만, 학창시절에는 공부에 별 관심이 없었고 사고도 많이 쳤다"면서 "30살에 미국 유학길에 오를 때까지 육군 장교라는 전혀 다른 길에 있었고, 영어도 잘 못해 두렵고 창피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를 무릅쓰고 부딪히다보니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창피함은 한 번의 포기를 막아준다'는 것이 나만의 좌우명"이라며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꿈에 도전할 것을 권했다.
후배들은 선배의 학창시절 에피소드와 조종사에 관한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며 귀 기울였다. 선배의 치열한 노력이 느껴지는 대목에서는 뜨거운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곽근수 2학년 학생은 "아버지가 조종사이셔서 평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는데, 선배에게 들으니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직업의 다른 면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즐거워했다.
이런 기회가 반갑고 뿌듯한 것은 교사도 마찬가지다. 박병태 창의인성부장은 "불굴의 정신으로 멋진 인생을 개척한 제자에게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며 "후배들에게도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윤 부기장은 강연 후 "제 직업을 통해 모교에서 후배들에게 이런 길도 있다고 알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데 큰 영광을 느낀다"며 "후배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