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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제동행 오케스트라로 ‘인성 하모니’

서울경동초·서울교원오케스트라 협연
배려와 화합…“합주는 인성 교육의 꽃”


“우리 학생들과 초중등교사 오케스트라가 만났습니다. 천사의 언어인 음악여행을 시작하겠습니다.”

11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서울경동초 오케스트라의 네 번째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지난 2012년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창립된 학생 오케스트라는 이곳에서 매년 연주회를 열고 있다.

이번에는 특히 서울초중등교원오케스트라(SETO) 단원들과 협연을 통한 사제동행 연주회로 눈길을 끌었다. 53명의 학생들과 19명의 선생님들은 한 무대에 올라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을 함께 연주했다. 학생들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선생님들이 소리의 중심을 잡아주며 아이들과 화음을 맞췄다.

이들은 그동안 각각 따로 연습을 하고 이날 정기 연주 세 시간 전에 리허설을 통해 처음 소리를 맞춰보게 됐다.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40분부터 두 시간씩, 서울 전 지역에서 온 선생님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이후에 서울경동초에서 연습을 해왔다. 이날 처음 만났지만 이들은 마치 오랜 시간 연습을 했던 오케스트라처럼 소리의 조화를 이뤄냈다.

서울경동초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고 있는 기영호씨는 “음악 자체가 만국 공통의 언어예요. 그러다보니 오늘 처음 만나도 금세 소리를 잘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제동행 연주는 SETO 단원이자 서울경동초 교무부장인 조묘구 교사가 있어 가능했다. 조 교사는 3년 전 이 학교로 오면서 25년간 놓고 있던 바이올린을 다시 시작했고 SETO에 가입하면서 서울경동초가 SETO의 연습장소가 됐다. 이를 본 고옥순 교장이 사제동행 연주를 제안하면서 이날 연주회가 성사됐다.

40년 전 이 학교를 졸업했던 조 교사는 “무대에 같이 올라보니 평소 일상적으로 수업을 하던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후배이자 제자인 우리 아이들과 합동 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에 가슴 벅찼고 영광스럽다는 말이 뭔지를 몸소 느꼈다”고 감회를 밝혔다.

선생님이 악기 연습을 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교육이 됐다.
조 교사는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도 틀리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늘 때가 있다’는 얘기를 한다. 아이들이 제가 바이올린 연습을 하는 것을 보게 되니 더 공감을 하며 잘 따라온다”고 말했다.

3학년 이환희 군은 “첼로를 처음 배우게 돼 너무 힘들고 하기 싫었는데 선생님이 격려해주셔서 오늘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오케스트라를 통한 인성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성동구청의 지원으로 학생들에게 악기가 지원됐고, 학교에서도 각 악기별로 전문 강사와 지휘자 등 9명을 채용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남기순 담당 교사는 “오케스트라에 들어와 악기를 처음 접하고 배운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무대에 오르는 학생도 많아 연주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잘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 문화를 경험하고 배려와 협동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장은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배려하고 화합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오케스트라는 인성교육의 꽃”이라며 “특히 이번 사제동행 공연은 선생님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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