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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교사가 인성교육 내용이자 방법

우리나라에 최근 들어 노인 요양 시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시설이 되겠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가 영리 취득을 위해 불법·편법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고 입원 노인들이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만약’ ‘ 때문에’ ‘불구하고’의 사랑

여기에 가족들로부터 냉대까지 받는 경우 또한 많아 주위를 착잡하게 만든다. 그런데 가족 냉대의 원인 중 하나가 유산 상속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재산 상속을 끝내고 입원한 노인들의 가족들은 거의 문안 인사도 안 오는 반면, 상속을 하지 않은 채 입원한 노인들의 가족들은 대체로 뻔질나게 문안 인사를 온다고 한다.
 
노부모에 대한 애틋한 사랑 때문에 가족들이 찾는 게 아니라 돈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돈이 사라지면 노부모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사라지기 마련이다. 돈이 문안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 혹은 조건이 됐기때문에, 이러한 이유나 조건이 사라지면 그에 따른 행위도 소멸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학자들에 의하면 사랑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의 행복은 이러한 사랑의 유형 중 어느 것을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에서는 사랑의 세 가지 유형을 살펴보기로 하자.
 
첫 번째 사랑은 ‘만약(If)’ 식의 사랑이다. 이 사랑은 "만약(if)" 우리가 어떤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때 비로소 얻게 되는 그런 사랑이다.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당신을 사랑하고 결혼하겠다"라는 식이다. 이것은 조건적인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어떤 것을 주는 대가로 받는 사랑이다. 그러나 사법고시에 떨어지면?
 
두 번째 사랑은 ‘때문에(because)’ 식의 사랑이다. 어떤 사람이 그의 됨됨이와 소유 혹은 그의 행위 자체 때문에 받는 사랑이다. "얼굴이 매우 예쁘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식이다. 이것은 한 사람에게 사랑을 받을 만큼 어떤 이유가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쁜 얼굴에 화상을 입으면?
 
세 번째 사랑은 ‘불구하고(in spite of)’ 식의 사랑이다. 여기에는 사랑에 대한 조건도 없고 이유도 없기 때문에 ‘만약에’와 ‘때문에’ 식의 사랑과는 다르다. "당신이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식이다. 문자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전(全)존재"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른바 실존적 사랑이다.

우리는 어떤 사랑 실천하고 있을까
 
이상의 세 가지 사랑을 보면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랑은 조건이나 이유가 전제된 사랑이다. 앞서 기술한 노인시설의 문안 예가 그러하다. 따라서 조건이나 이유가 소멸되면 사랑도 소멸된다. 반면에 조건이나 이유가 없는 ‘있는 그대로의 전존재적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다. 예컨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아가페적 내리사랑이 그러하다. ‘있는 그대로의 전존재’를 수용하는 실존적 사랑을 우리는 ‘만남’(encounter)이라고 부른다.

최근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인성교육의 가장 훌륭한 교재는 교사 그 자신이다. 즉 교사야말로 최선의 교육내용이자 교육방법인 것이다. 교사가 조건이나 이유 없이 학생들에게 무한히 베푸는 아가페적 사랑! 이 이상의 인성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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