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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아동학대, 가정회복이 근본 대책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교사 가정방문’이란 대안이 나왔다. 그러나 요즘은 맞벌이, 한부모 가족도 흔하고 조부모와 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사실상 담임이라는 이유로 가정을 방문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교사 가정방문’만으로는 한계
 
사실 2년 전 필자도 가정방문을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었다.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정서 상태 등을 알고 싶은 마음이 나름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려 동의를 얻고자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주변 선생님들 의견을 들어보니 요즘 부모들은 대부분 맞벌이로 밤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다음날 출근 걱정 때문에 담임의 방문을 반갑게 맞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가정방문 대신에 전화통화를 여러 번 하거나 휴대전화 문자, 모바일메신저 등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여교사의 경우는 안전에 대한 문제도 따른다. 이에 대해 경찰이나 공무원이 동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 등이 동행하는 방식은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공권력과 연관되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아서다. 담임이 경찰을 대동하고 가정방문을 한다면 이웃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안 봐도 뻔하다. 그렇잖아도 좋지 않은 분위기의 가정일 텐데 불쑥 찾아가는 게 노출된다면 그 가정의 회복력은 더 저하될 수도 있다.
 
일단 가정의 자체 정화 능력에 맡겨야 하고, 웬만한 가정은 그런 능력이 있기에 공권력이 동행하는 가정방문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부모들이 건강한 가정을 이끌고 회복할 수 있도록 더 근본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부모는 생계를 책임지는 경제적 역할에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가정교육의 1차 책임자로서 부모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 학대 등이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다.
 
이제 더 이상 부모들이 학교와 학원 선생님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 버리도록 방임해서는 안 된다. ‘돈’이면 다 된다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부모들에게 진정한 역할과 가정의 의미를 교육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부모교육, 상담 활성화 나서야
 
또한 학교의 상담기능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실천계획을 세우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상담교사 배치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교육당국은 담임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담 업무를 위해 전문상담 인력을 양성해 왔다. 하지만 전문상담교사 배치는 여전히 부족하고 담임에게 과중한 부담이 안겨져 있다.
 
아동학대, 부적응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학교의 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적인 상담인력을 학교에 배치하거나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냥 일선 교사들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면 교육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은 제발 현장 의견을 충실히 담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아이를 맡겼다고 생각하면서 현장에 직접 찾아오는 진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학교 현장도 정책에 수긍하고 적극 호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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