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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중·고교도 졸업가운 입자”…수익 올리고 문화도 바꾸고

서울여상 ‘마이트라’

밀가루‧달걀 범벅인 졸업식 풍경…엄숙하게 변화
380여 곳, 누적매출 21억 올리며 탄탄하게 성장
기획‧마케팅 등 상거래 실무 배우며 자신감 길러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는 의외로 거창하지 않다. ‘대학처럼 중‧고교 졸업식에서도 졸업가운을 입어보면 어떨까?’ 서울여상 학교기업 ‘마이트라(MYTra)’는 2007년 재학생의 작은 발상에서 시작됐다. 훗날 마이트라는 밀가루와 달걀을 던지거나 교복을 찢고 알몸으로 뒤풀이를 했던 후진적 졸업식 풍경을 뒤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7일 서울여상 학교기업 사무실. 다양한 디자인의 졸업가운과 학사모들이 전시돼 있다. 마이트라는 중‧고교 졸업가운, 생활복, 체육복 등을 기획‧판매하며 학생들은 이곳에서 제품기획, 마케팅, 회계, 무역 등 상거래의 전반적인 내용을 실습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고교 졸업식에 가운을 도입한 마이트라는 교육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현재까지 국내‧외 초‧중‧고교 및 대학 380여 곳에 납품을 하면서 누적 매출액 21억 원을 넘기는 등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마이트라의 성공은 실무 경험과 수익 창출이라는 학교기업의 본래 취지를 넘어 학생들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정착시켜나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허윤 교장은 “단순히 가운만 더해졌을 뿐인데도 복장이 주는 무게 때문인지 분위기가 한층 진지하고 엄숙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성숙한 졸업문화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교원을 비롯한 학생 모두 마이트라를 학교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교복 물려주기 운동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운을 입게 되면서 졸업식과 동시에 교복을 후배들에게 손쉽게 넘겨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박진숙 교감은 “깨끗한 교복을 물려주고 싶어 드라이클리닝 후 포장까지 해오는 학생들을 보면 그 마음이 참 예쁘다”며 “학생 한명 한명이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졸업식 풍경을 볼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밝혔다.

마이트라에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26명의 학생들이 동아리 형태로 참여한다. 학생들은 가운을 생산하는 협력공장과 수시로 협의하며 디자인을 제안하고 제품을 검수하는 한편 방과 후에는 하루 1~2시간 씩 교내 매장에서 판매체험을 한다. 가운‧생활복 외에도 필통이나 펜, 공책 같은 학용품과 슬리퍼, 액세서리 등 다양한 품목을 저렴하게 취급해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김수현(1학년) 양은 “중학교 때 입시정보를 찾다 마이트라를 알게 돼 이 동아리에 가입할 생각으로 서울여상에 진학했다”며 “1학년 때는 실습기회가 없는데 이곳에서 기획, 무역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안여진(2학년) 양은 “3년 동안 활동하기 때문에 선‧후배 간 사이가 정말 돈독하다”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실무 외에도 팀워크와 대인관계를 기르는 등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혔다.

마이트라는 최근 일본 수의생명과학대, 중국 상해 공상외국어고로 해외수출도 성공했다. 서대원 지도교사는 “미국, 중국 등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학생들에게 글로벌 마인드와 무역실무 능력을 길러주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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