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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권침해'조치를 환영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른바 교사를 폭행하는 등의 심각한 교권침해를 저지른 학생에 대한 5단계 조치를 통해 최대 강제전학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갈수록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현실에 비춰 볼때 교사의 한사람으로 환영한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생활기록부 기재가 현실화 되면서 학교폭력 예방에 일정부분 기여를 했다고 볼때, 이번의 조치로 심각한 교권침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학생들에게 예외 없이 욕설을 듣는 교사들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교사에게 대드는 일 역시 흔한 현실이 되었다.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교사들이 욕설을 듣거나 막말을 듣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것이 이제는 현실이 되었고, 모두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이 되었으나, 그래도 제자들인데...라는 현실 때문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의 정책들처럼 선언적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심각한 교권침해의 범위를 애써 정하지 않고 학교에서 결정하도록 한 것이나, 강제전학 조치가 취해지더라도 해당 학생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별도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에서 강력한 의지가 반영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교권침해 사건을 두고 교사들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물론 심각한 교권침해의 기준을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나름대로 정하여 운영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학교마다 상황이 다른 현실에서 시교육청에서 정해주지 않은 것은 정말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강제전학 조치는 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와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누구라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교권침해를 한 학생에게만 적용해야 하겠지만 학교에 전적으로 자율권을 준 것은 제대로 된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진일보한 정책으로 본다.

규정이 너무 엄격하게, 그리고 세세히 나열되어 있으면 그 자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모든 상황이 규정에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정하고 학교에서 시행하고 잘못된 적용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에 책임을 물으면 된다. 그동안의 각종 규정은 대부분 엄격한 적용을 전제로 정해졌던 것에서 이번의 강제전학 가능 조치는 상식선에서 해결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는 것에서 환영하는 것이다.

물론 이번의 조치로 비난을 받거나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여론에 밀려 도중에 다시 손질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즉 큰 틀은 바꾸지 말라는 것이다. 학교의 현실과 교육현실은 누가 뭐라고 해도 교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것은 맞지만 현실이 이론을 따르지 못하는 곳이 바로 학교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 바로 학교인 것이다.

학생생활지도를 할 때, 강제로 규정을 적용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미성년자인 학생들 모두가 스스로 깨닫고 행동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이론적인 사항일 뿐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지킨다고 해도 일부 학생들에 대한 지도를 위해서 규정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국민이 모두 범죄자가 아니지만 일부의 범죄자 때문에 관련 법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결국 이번의 서울시교육청의 조치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교권침해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교권침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 더 철저한 자녀교육이 이루어질 것이고, 교사들 역시 이번 조치를 무조건 활용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도를 더 열심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치가 학교에서 실제로 시행되는 횟수보다는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이 줄어드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교육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교권침해 문제도 조속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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