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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복잡 다양한 입시제도에 아이들은 갈팡질팡



지난 4일(월) 개학 이후, 어수선한 가운데 3학년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되었다. 꽃샘추위로 교실 안은 다소 냉기가 감돌았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대학입시 탓에 자율학습에 임하는 아이들의 향학열(向學熱)은 뜨겁기만 했다.

교실을 순회하면서 아이들의 동정을 살폈다. 아이들 대부분이 요일별로 짠 학습 계획을 실천하고 있었으나 일부 아이들은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시간 때우기 식으로 공부하면서 내 눈치를 살폈다.

자율학습 시간을 잠깐 할애하여 대학진학과 관련, 학급 아이들(35명) 생각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부담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아이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우선 2014년 올해부터 달라지는 수능시험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이 달라진 수능시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 이유로 A형과 B형 두 개 중 어느 것이 더 자신에게 더 유리한지 모른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능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정시보다 수시로 대학을 가겠다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다음으로 대학과 학과 결정 여부를 물었다. 대부분 아이들이 아직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었다. 조사결과, 대학과 학과 모두를 결정한 아이가 10명뿐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목표를 확고하게 정한 탓인지 자율학습에 임하는 자세 또한 남달랐다.

대학만 결정해 놓고 학과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 중인 아이가 11명이었다. 반대로 적성에 맞는 학과를 결정했음에도 성적이 되지 않아 대학 결정을 망설이는 아이가 7명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학별 전형요소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맞춤식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대학과 학과 모두를 결정하지 못해 하루속히 상담이 이뤄져야 하는 아이 7명이었다. 자율학습시간 떠들거나 잠자는 아이들 모두가 이 부류에 속했다. 자율학습 분위기가 정착되는 대로 이른 시일 내 이 아이들과 상담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반수의 학생이 4년제 대학 진학을 원했으며 수시지원 가능 회수 6회 중 4회를 지원하겠다는 아이들이 제일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지방대보다 수도권에 소재한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였으며 그 이유로 졸업 후 지방대와 수도권 대학 간 취업률 격차를 들었다. 그리고 대학과 학과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느냐의 질문에 대학보다 학과에 더 비중을 두는 아이들이 많아 다행이었다.

학급 아이들의 성향을 대충 파악하고 난 뒤, 각자에게 종이 한 장씩을 나눠주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 신 담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나 당부의 말을 적게 하였다. 아이들이 적은 용지를 수거하고 난 뒤, 용지에 적은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담임으로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겠노라고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대학에 합격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였다. 

개학한 지 일주일 지났다. 어수선한 가운데 시작된 자율학습이 빠른 시일 내 정착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목표 설정이라고 본다. 다양하고 복잡해진 현행 입시제도 탓에 아이들이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많으리라 본다. 지금 이 시기, 어쩌면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상담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새 학기 담임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아이들이 마음을 잡고 자율학습에 임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진학상담이 빨리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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