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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얘들아! 밥 먹고 양치질 하니?”


조석으로 일교차의 변화가 심한 탓일까? 매 시간, 감기로 결석하거나 외출과 조퇴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 4월에 접어들어 질병 때문에 결석(2건)과 조퇴(4건) 나아가 외출(8건)건수가 3월에 비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고3!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 할 시기인 만큼 불필요한 외출로 수업결손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따라서 외출로 인한 수업 결손을 없애기 위해 아이들에게 급한 일이 아니면 평일 아닌 주말을 이용해 다녀올 것을 주문했다.

금요일 1교시 시작 전, 우리 반 한 여학생이 친구의 부축을 받으며 나를 찾아왔다. 그 여학생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파 보였다. 그리고 몸이 아파 보건실에서 한 시간 정도 휴식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이번 한 시간만 보건실에서 쉬면 안 될까요?”
“그러지 말고 병원에 다녀오지 그러니?”


워낙 아파 보이기에 조퇴해 병원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 그런데 그 아이는 한 시간 정도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내 제안을 완강히 거절했다. 이유인즉, 4월 말 중간고사를 앞둔 터라 수업결손으로 자칫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3교시가 끝나자, 또 한 명의 여학생이 병원에 다녀온다며 외출을 보내달라고 했다. 4월 들어 8번째 외출 학생이다. 사실 요즘 아이들의 연이은 외출로 담임으로서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다. 더군다나 중간고사를 앞둔 터라 아이들의 외출이 그다지 달갑지만 않다. 그렇다고 몸이 아픈 아이들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도 없는 일.

최근 들어 감기 외에 치아가 아파 치과에 가겠다며 외출증을 끊어 달라는 아이들이 많아 의외였다. 이것은 평소 치아관리를 소홀히 하는 아이들의 생활습관에 문제가 많은 듯했다. 그러고 보니 점심을 먹고 난 뒤, 양치질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 지도 오래된 것 같다.

“얘들아! 밥 먹고 양치질 하니?”

우리 학급(3학년) 아이들을 대상(35명)으로 학교에서 식사 후, 양치질하는 학생 수를 파악한 적이 있었다. 26명의 아이가 식사 후 반드시 양치질한다고 했으며 5명의 아이가 불규칙적으로 양치질한다고 했다. 그런데 4명의 아이는 아예 양치질하지 않는다고 해치아 관리에 심각성을 드러냈다.

휴식시간마다 학교 매점에서 군것질한 뒤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가끔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지나가는 아이들을 마주칠 때가 많다. 한번은 사탕을 입에 물고 다니는 한 아이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내 질문에 그 아이는 스트레스 해소에 사탕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먹고 난 뒤, 양치질하느냐에 질문에 한 적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중3 때부터 담배를 피워 온 한 아이의 경우, 금연 방법 중 하나로 흡연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마다 사탕을 먹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사탕을 먹고 난 뒤, 꼭 양치질한다고 해 다행이었다.

고3!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소홀하기 쉬운 것이 건강이다. 학업을 건강보다 우위에 두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특히 자신의 건강은 본인 스스로 챙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본다.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잘 지키는 것 또한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야간자율학습 2교시. 숨죽이며 공부하는 아이들 사이로 흘러내리는 콧물을 주체할 수 없어 계속해서 코를 훔치는 몇 명의 아이들의 모습에 측은지심이 느껴졌다. 한편 자신의 건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대견스러워 보였다. 아무튼 4월 말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업에 전념하는 아이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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