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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 보충기간에 사복 입어도 되나요?”

조회시간.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희망한 한 여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보충기간에 사복 입어도 되나요?”
“글쎄.”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기에 그 아이의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무더운 날씨에 교복을 입고 공부를 하면 거추장스러울 뿐만 아니라 집중력도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담임 협의회 때 이 아이의 의견을 건의해 보기로 하였다.

요즘 교복을 변형하여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치마 길이가 너무 짧아 뭇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한다. 이에 학교 차원에서 단속은 하지만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행여 치마 길이와 관련 핀잔을 주면, 모(某) 방송국 드라마 속 아이들의 복장과 용모를 들먹이며 자신들은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변명만 늘어놓는다. 그리고 등교하자마자, 교복을 아예 벗어 던지고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불러놓고 꾸중을 하면 아이들은 날씨가 더워 어쩔 수가 없다며 교실에 에어컨을 켜 달라고 요구하였다.

그래서일까?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복장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의 복장 지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학생부는 아이들의 복장 지도에 담임의 각별한 관심을 주문했다. 그러나 워낙 더운 날씨라 아이들에게 복장을 운운하는 그 자체가 무리였다.

특히 3학년의 경우, 커져버린 몸집으로 1학년 때 산 교복이 턱없이 작아 도저히 입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비싼 교복을 새로 살 수도 없는 일. 무더운 날씨에 몸에 맞지도 않는 교복을 입고 무더위 맞서 싸우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측은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정장 대신 간편한 복장 차림의 근무를 허용하는 공공기관과 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렇듯 학교 또한 방학 보충기간만이라도 교복 대신 사복 착용을 허용해 주는 것이 어떨까.

물론 처음에는 복장을 통일하지 못해 약간 어수선할 수도 있겠지만, 무더위로 교복을 풀어헤치고 다님으로 학생의 품위를 손상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조사결과,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방학 보충기간 중 사복 착용을 찬성하였다. 이에 학교는 학생신분으로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반팔, 반바지 차림의 간편한 복장 착용을 허용해 주는 것도 괜찮은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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