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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수련시설의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도입하자.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고등학생들의 사망소식에 교사의 한사람으로써 매우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바로 전까지 서로가 대화를 나누던 학생들을 떠나 보내는 교사들은 가슴이 더 찢어질 것이다. 교사들의 과오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교사들은 나름대로 학생들을 돌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자격의 교관들, 현지 지형을 잘 모르고 프로그램을 진행한 주최측, 좀더 학생들을 철저히 돌보지 못한 교사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학교를 믿고 주최측을 믿고 학생들을 맡겼던 학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순식간에 자식을 잃은 학부모의 찢어지는 가슴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명복을 빈다. 해당학생들의 학부모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해병대 캠프 뿐 아니라 일선학교에서 수련회를 매년 한번씩은 가고 있다. 이때마다 프로그램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여 위험요소가 있는 것은 제외시키고 있지만 막상 현장에 가면 프로그램진행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위험 요소들이 있음을 느낀다. 프로그램 진행과정을 따라 다니면서 지켜볼 때마다 한 두 가지 프로그램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

수련원도 해병대 캠프와 사정이 많이 다르지는 않다고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도하는 교관들이 모두 자격을 소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격을 가진 교관들이 있고 일부는 자격없이 군입대를 앞두었거나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을 준비하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련회를 인솔해 갔을때 교관들이 자신들은 대학생이고 복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부 수련교육기관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긴 하지만 일부라도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사실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갈때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나 학생들이 식사를 할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때마다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버스가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과속하는 것으로 보일때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이다.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을 하지 않는지도 계속 살피면서 이야기를 건넨다. 담임교사와 대화를 하다보면 피곤함을 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불안한 경우가 있다. 대화를 하다가 집중이 잘 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가다 버스 사고로 학생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를 보면 운전부주위나 졸음운전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체험활동을 강조하면서 외부활동을 많이 해왔다. 그러나 학교내의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당국이 철저하게 감시 감독하면서 외부에서 일어나는 활동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놓고 있지 않았나 싶다. 모든 학교에서 수련회와 수학여행을 매년 다녀오고, 이번 처럼 해병대 캠프 등을 다녀오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볼때 위험을 무릎쓰고 다녀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버스와 수련원의 인가 여부 정도는 확인 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쉽게 확인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좀더 세밀히 살펴야 했지만 제대로 인가된 수련원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구심 없이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외의 문제는 당국에서 철저히 검증을 했어야 한다. 해당 수련원을 인가해 준곳이 학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일선학교에서는 교원평가, 학교평가, 학교장평가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꼭 진행해야 한다. 교사들이 모두 전문성을 갖춰 교사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모든 교사들이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또한 숙박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위탁으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교원평가나 학교평가, 학교장평가 등은 철저히 진행하면서 수련원에 대한 평가등 외부 교육활동과 관련된 곳의 평가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의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 수련시설에서 프로그램을 별도로 위탁한다면 학교에서는 그 사실을 알기 어렵다. 당연히 수련시설에 소속된 교관들이 직접 지도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학교와 수련시설, 학생들 교육을 직접 담당했던 업체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비슷한 유형의 프로그램이 난립되고 있음에도 제대로 검증하기 못한 교육당국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당국에서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사고는 미연에 방지가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학교에서 알아서 잘 할 것으로 믿었을 수도 있지만 학교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에 당국의 사전 검증이 아쉽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함께 참여한 교사들도 학생들 지도에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져한다. 학교를 믿고 교사를 믿은 학부모들의 믿음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련시설에 대한 전체적인 재점검이 이루져야 하고, 부실한 운영을 하는 수련시설은 과감히 폐쇄 조치까지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2, 제3의 태안사고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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