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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개근하는 학생이 줄고 있다

‘개근(皆勤)’ 아이들의 의지와 철저한 자기관리에 달려있다

요즘 한 학급에서 결석, 지각, 조퇴, 결과 한번 없는 소위, 개근에 해당하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매년 무결석(無缺席)이 없는 학급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담임을 하고 있지만 잘 실천되고 있지는 않다. 즉, 개근을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다. 예전과 달리 개근(皆勤) 규정이 강화된 탓도 있으리라 본다. 그러다 보니, 대학입학전형에서도 3년 개근을 한 학생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전형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준적도 있습니다.

개근을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 본인의 의지와 철저한 자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급의 경우, 지금까지(8월말 기준) 3년 개근 대상자는 불과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개근을 한 아이의 일면을 보면 무언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3월 조회시간. 일찍 등교하여 교실 문을 열어주는 당번을 정하기 위해 아이들로부터 자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누구 하나 나서는 학생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기숙사에 생활하는 한 남학생에게 그 일을 시키려고 하는 순간, 창가에 앉아 있던 한 여학생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당번을 자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고3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아이가 이 당번을 자청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더군다나 학교까지 버스로 40분 걸리는 도시 외곽에 사는 아이가 이 일을 잘해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만에 하나, 이 아이가 늦게 도착하면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이 여학생을 믿어보기로 하고 당번을 맡겼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걱정이 돼 저 또한 일찍 출근했습니다. 행여 이 아이가 알면 기분을 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몰래 교실을 염탐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저보다 먼저 학교에 도착해 공부하고 있는 그 아이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교실 창문을 활짝 열고 노래까지 부르며 청소하는 그 아이의 모습을 자주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학교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보다 1시간 일찍 학교에 도착해 그날 배울 과목을 공부하는 이 시간이 제일 집중이 잘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일까? 그 여학생은 교과 성적이 매우 우수하며 특히 ‘아침형 인간이 수학을 잘한다’는 말처럼 수학성적은 줄곧 최상위를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고등학교에 입학해 지금까지 결석, 지각, 조퇴 한번 없이 개근상을 받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빨리 잡는다”라는 그 아이의 인생 좌우명처럼 무한경쟁시대 남들보다 빨리 뛰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학생의 이런 진취적인 마인드와 근면 성실함은 대학과 사회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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